해운지수 변화 추이
곡물·철광석 원자재 수요 늘어
컨테이너선 업계는 침체 계속
컨테이너선 업계는 침체 계속
발틱운임지수(BDI)가 연중 최고점을 돌파할 거란 기대감 속에 해운업계에 모처럼 ‘반짝 햇살’이 비치고 있다.
곡물·철광석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건화물선) 운임 추이를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가 지난 16일 4220포인트를 기록했다. 하반기 2500포인트를 오르락내리락하던 데서 벗어나, 지난달 29일 3000포인트를 뚫은 뒤, 줄곧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다. 지난 6월3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인 4291포인트도 넘어설 기세다.
가장 큰 이유는 각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 때문이다. 곡물 출하시즌을 맞아 미국발 물동량이 늘어난데다, 주춤했던 중국 철광석 수요도 재고 부족으로 꾸준히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겨울철은 석탄, 크리스마스 선물 등 물동량이 늘어나는 해운업계의 전통적인 성수기이기도 하다.
에스티엑스(STX)팬오션 등 벌크선사들은 3분기 실적에서도 비교적 ‘선방’했다. 팬오션은 영업손실 265억원으로, 2분기(802억원)보다 적자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매출액은 1조35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0.8% 늘었다. 대한해운도 993억원 적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적자폭이 2분기보다는 1000억원 줄었다. 팬오션 관계자는 “발틱운임지수가 안정되면서 4분기 이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쪽엔 아직도 ‘찬바람’이 분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에이치아르 용선지수(HRCI)는 지난 11일 344.6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2월 이후 400포인트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의 3분기 영업손실은 2분기(1466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늘어 2422억원을 기록했다. 한진해운도 2분기(2870억원)보다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3분기에도 248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들 회사는 사무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까지 받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내년 5월 태평양항로운임안정화협정에서 운임 인상이 결정되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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