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현황·현지 진출 국내기업
월드컵·올림픽 유치…대형 국책사업 줄이어
해양플랜트·고속철 등 사업권 따내려 ‘각축’
해양플랜트·고속철 등 사업권 따내려 ‘각축’
국내기업들이 브라질에 뜨거운 구애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조선업체들은 현지 조선소와 잇따라 손을 잡았고, 월드컵과 올림픽 특수를 노린 업체들도 현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매력지수가 급상승하게 된 계기는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유치다. 브라질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세계경제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며, 경기장과 고속도로 건설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추진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19일 코트라(KOTRA)는 ‘브라질 월드컵·올림픽 특수활용전략’ 보고서를 내어, 각종 인프라 구축에 172억달러(약 20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경기장 건설, 통신·교통인프라 확충, 보안시스템 구축 등으로 국내기업들이 탐낼만한 분야다. 코트라는 “현지업체와 제휴를 확대하고 한국이 월드컵과 올림픽을 개최한 경험을 앞세운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우데자네이루~상파울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엔 국내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코트라는 “216억달러 규모의 공사로 독일, 프랑스, 일본 기업들도 브라질 정부의 입찰 발표를 기다리며,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엘시디(LCD) 텔레비전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엘지전자와 삼성전자는 벌써부터 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스포츠 경기를 좋은 화면에서 보려는 소비자들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났다. 또 현대자동차는 내년 4월께 상파울로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엔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따내기 위해, 국내 대형조선업체들이 잇따라 브라질로 향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고향에 위치한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6월 현지 조선소 건설을 위해 브라질 철광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브라질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방안을 검토중이다. 페트로브라스가 2017년까지 발주할 420억달러(약 49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낚기 위한 포석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브라질 정부가 자국 건조주의 방침을 밝히고 있어 현지투자 없이는 수주가 어려워 현지 업체 지분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땅덩어리와 인구를 거느리고 있는 ‘자원 대국’이다. 브라질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1994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6월까지 직접투자액은 7594만달러로, 중남미 전체 투자액의 27.7%를 차지한다. 김건영 코트라 상파울로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현지 진출 기업들을 중심으로 브라질 특수를 겨냥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경쟁력이 뛰어난 조선, 건설, 정보기술 분야는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입찰에 참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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