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간 38건 피소
연구개발투자가 많은 국내기업 열 중 아홉은 이른바 ‘특허괴물’(Patent Troll)의 공격을 받았거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최근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연구개발(R&D) 투자액 상위 30개 기업을 조사했더니, 대상 기업의 20%는 ‘특허괴물의 공격을 이미 받았거나 단기간 안에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고, 70%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특허괴물은 직접 제품을 생산·판매하지 않으면서 대기업과 대학, 연구소의 특허만을 사들여 관련 기업체를 상대로 기술료·소송합의금 등을 챙기는 특허 전문업체로 세계적으로 220여곳이 활동중이다.
대처방안으로는 ‘특허부서와 전문인력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이 83.3%로 가장 많았다. ‘정부·민간의 특허펀드를 활용하겠다’는 의견은 10.0%, ‘별 대책이 없다’는 응답도 6.7%였다. 특허분쟁 관련 인터넷사이트인 페이턴트프리덤 집계를 보면, 2004년 이후 5년 동안 특허괴물에 의한 피소 건수는 삼성전자(38건)가 가장 많았고, 마이크로소프트·소니(34건), 휼렛팩커드(32건), AT&T(30건), 소니·엘지전자(29건) 등의 차례였다.
전경련은 특허괴물의 주요 타깃이 반도체·휴대전화·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자동차·조선·철강까지 확산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전경련 미래산업팀은 “조사 기업의 96.7%가 신제품 출시 전에 관련 기술과 특허괴물과의 연관성 여부를 사전 검토해도 특허 공격은 거세지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기업들도 방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특허 자체를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선점하는 등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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