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전자, 14년만에 프린터 ‘재도전

미국업체와 제휴 이달말 첫선

엘지(LG)전자가 14년 만에 프린터 사업에 재도전한다.

엘지전자는 4일 내수용 프린터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최근 미국 렉스마크와 제휴해 이르면 이달 말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엘지는 렉스마크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프린터를 공급받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다. 우선 잉크젯과 레이저 보급형 모델 2종을 선보인다. 엘지는 지난 1995년 수익성 등을 이유로 프린터 사업에서 손을 뗐다.

엘지의 프린터 사업 재개는 피시 사업부문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피시 제품을 팔 때 핵심 주변기기인 자체 프린터 라인업이 없어서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대응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프린터 시장 규모는 연간 1조원 안팎인데, 삼성전자(레이저)와 휴렛팩커드(잉크젯)가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캐논·후지제록스·오키시스템즈 등 외산 업체들도 기업용 프린터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린터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선정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전세계 프린터시장 규모는 15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3배에 이른다.

엘지가 내수용 프린터 사업 재개를 계기로 기업 및 글로벌 시장에까지 뛰어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프린터 사업은 모두 위탁생산으로 순수한 내수용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며, 아직까지 자체 개발·생산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프린터 사업은 불황을 잘 타지 않아 수익성이 높지만, 고객 충성도가 높고 기술적 완성도가 필요해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김회승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