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66)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회장 첫 기자간담회
“내년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힘쓰겠다.” 박용현(66·사진)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9달 만인 지난 3일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화두는 ‘글로벌 두산’이었다. 간담회를 중국 굴착기 시장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 공장이 있는 중국 옌타이의 한 호텔에서 연 이유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박 회장은 “올해 50%였던 국외 매출 비중을 내년엔 60% 이상으로 늘리고,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내년 매출 24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구체적인 글로벌 전략으로는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스피드 경영과 원천기술 확보 등을 꼽았다. 박 회장은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고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라면 언제든지 인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9월 발전설비 터빈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체코의 슈코다파워를, 2007년엔 미국 소형 건설장비업체인 밥캣을 인수한 바 있다. 두산이 중공업 그룹으로 변신한 것도 한국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통해서였다. 두산은 내년엔 그동안 인수한 계열사들을 발판으로 글로벌 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러시아·남미 등 신흥시장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굴착기 등 친환경적인 기술 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등 현재 국내에서 진행중인 대형 인수·합병에는 “당장 참가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밥캣의 적자 등 ‘인수·합병 후유증’으로 올 상반기 불거졌던 유동성 위기에 대해선 “유동성 우려는 이미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밥캣은 자체 구조조정을 마무리했고, 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현재 2조6000억원가량의 현금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40년 가까이 의사로 일하다 2006년 경영 일선에 뛰어든 박 회장은 “온실에 있다가 정글에 나온 기분”이라며 “두산을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매출액에 견준 사회공헌 활동비를 올해 0.2%대에서 내년 0.3%(720억원) 수준으로 늘리는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옌타이(중국)/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사진 두산그룹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