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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사업 다각화 옆으로 달린다

등록 2005-06-03 18:15수정 2005-06-03 18:15


건설 · 광고 이어 레저업 진출
“VIP 마케팅 강화” 해명 불구
“문어발 버릇 살아나나” 눈총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무서운 기세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기업을 표방한 대기업집단이 여러 분야로 업종을 확대하는 것을 두고, 과거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일 설립해 계열사로 편입한 ‘해비치레저’는 체육시설업과 관광사업을 주된 목적으로 한 회사다. 자본금 180억원으로 현대차 50%, 기아차 25%,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가 25%의 지분을 각각 출자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올 들어 종합건설과 광고에 이어, 관광레저 분야로 사업영역을 크게 넓히게 됐다.

그룹 쪽은 ‘브이아이피(VIP) 마케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점을 회사 설립의 주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을 중대형 고급차종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관광레저 분야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 엘지, 에스케이 등 다른 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골프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수도권 근처에 그룹 소유의 골프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몸집불리기에 대해 정몽구 회장의 후계구도 만들기 차원으로 해석하거나 재벌그룹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핵심 역량을 집중하도록 한 재벌개혁의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가 지난 2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카스코를 인수한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카스코는 한국프랜지공업이 1999년 당시 기아차 계열의 화의기업이던 기아정기를 인수해 회사 이름을 바꾼 것이다. 김 교수는 “기아정기처럼 과거 부실화된 기업이 회생했다면 이는 공적자금으로 상징되는 국민부담으로 살아났다고 봐야 한다”며 “그 과실이 누구한테 귀속돼야 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건설 계열사인 엠코를 통해 지난 3월 인천 부평 삼산지구에 아파트 700여가구를 분양하는 등 분양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엠코는 최대주주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엠코는 역시 정 사장이 대주주인 물류회사 글로비스와 전자장비업체 본텍과 함께 그동안 현대차그룹 관련 사업을 독점하며 초고속 성장을 해왔으며, 최근 증자를 통해 종합건설 부분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17일에는 종합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을 설립해, 광고업에도 손을 뻗었다. 이노션은 정 회장의 외동아들인 정 사장과 맏딸 성이씨가 각각 40%, 정 회장이 20%의 지분으로 참여함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계열사 물량 몰아주기로 부와 경영권을 편법적으로 승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재벌그룹이 외연을 넓히는 것을 항상 문제삼을 수는 없다. 기업이 사업 다각화와 전문화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따지는 것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업을 두고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이 현대차 그룹의 성장과 안정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또 출자가 적합했는지는 미지수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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