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별 상생협약 이행실적 평가 결과
공정위, 20곳 조사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소기업 상생협약’ 평가에서 현대·기아차, 삼성, 에스케이(SK) 등 주요 그룹 계열사의 40% 이상이 ‘미흡’ 판정을 받았다. 개별 기업별로는 기아차와 현대차가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9월에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및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을 맺고 지원을 약속한 현대·기아차 계열사 10개와 에스케이 계열사 9개, 삼성전기 등 모두 20개사를 대상으로 이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12개사가 ‘양호’ 이상의 판정을 받았다고 23일 발표했다. 기아차와 현대차는 가장 높은 최우수 등급(95점 이상)을 받았고, 현대모비스, 다이모스, 현대파워텍(이상 현대·기아차그룹)과 에스케이네트웍스, 에스케이씨앤씨, 에스케이씨(이상 에스케이그룹), 삼성전기 등 7개사는 우수 등급(90점 이상)을 받았다. 또 현대·기아차 계열인 아이아와 에스케이 계열사인 에스케이에너지, 에스케이케미칼 등 3개사는 양호 등급(85점 이상)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계열인 엠시트, 메티아, 위스코, 아이에이치엘과 에스케이 계열인 에스케이건설, 에스케이앰앤씨, 부산도시가스, 충남도시가스 등 8개사는 미흡 등급(85점 미만)으로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2월과 10월 9개 계열사에 대한 상생협약 평가에서 4개사가 미흡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주요 그룹별 종합 평가에서 미흡판정을 받은 비율은 에스케이가 44%로 가장 높고, 현대·기아차와 삼성은 40%이다. 공정위는 미흡판정을 받은 기업들이 자금여력 부족을 이유로 애초 협력사에게 약속한 상생협력 지원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및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은 대기업이 협력사에 대해 지원을 약속한 뒤 공정위가 이행상황을 점검·평가해 양호 이상 평가를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직권조사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은 지금까지 116개 대기업과 산하 3만9000개 협력사간에 체결됐고, 공정위의 평가는 이번까지 네차례에 걸쳐 40개 기업에 대해 이뤄졌다.
공정위는 이번 평가대상 20개사의 전체 협력사 지원효과는 자금(금융)지원 4924억원, 납품단가 인상 5738억원 등을 포함해 모두 1조1066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최우수 등급을 받은 현대·기아차는 ‘2차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면서 신용보증기금 출연을 통해 운영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현금지급·납품단가 인상 등의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에게 2차 협력사들도 지원하도록 유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곽정수 대기업전문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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