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선사쪽 “적자로 불가피”
해상운임 인상을 둘러싸고 수출업계와 해운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운임을 크게 올린 데 이어 연초부터 또 운임을 올리려고 해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이번달 유류할증료를 70달러 추가 인상했고, 15일부터 긴급운임할증료를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320달러씩 받기로 했다. 오는 5월엔 북미항로 취항 태평양운임안정화협정(TSA) 소속 선사들이 1TEU당 640달러의 일괄운임인상도 단행할 계획이다.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은 15일자로 1TEU당 250달러 운임을 일괄인상했다. 무협 관계자는 “지난 연말 운임이 호황기였던 2008년 운임의 80% 수준을 넘어선 상태”라며 “선사들이 운임을 올리기 위해 한국에서 출발하는 화물을 싣는 비율을 줄이는 등 국내화주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협은 국내 중소 화주들과 물류비 부담이 큰 백색가전, 타이어, 석유화학제품 등 대형 화주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이 나빠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운임비 하락, 물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컨테이너 선사들은 운임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반론을 폈다. 국내 대형컨테이너 선사 관계자는 “미주 항로 운임은 불황이 절정이던 1년 전 가격이 아직도 적용되고 있어 엄청난 적자를 보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전세계 선사들이 최악의 위기를 겪은 만큼 운임비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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