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케이티(KT) 회장(왼쪽 두 번째)이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새로운 성장 전략인 ‘컨버전스&스마트’의 추진과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올해 매출 20조원 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마트폰 180만대 공급…일반 단말기 절반에 무선랜 넣기로
케이티(KT)가 올해 무선인터넷과 정보기술로 서비스 사업을 강화해 매출 20조원 목표에 도전하기로 했다. 직원 6000명을 줄이고 임원을 대폭 물갈이하는 인력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으니, 이제부터는 사업 구조조정과 실적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에스케이텔레콤(SKT)과 통합엘지텔레콤(LGT)도 각각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 무선인터넷과 기업고객 시장에 집중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혔다.
이석채 케이티 회장은 19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 매출 20조원 벽을 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는 지난해 18조9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9600억원의 영업이익(명예퇴직 비용을 빼면 1조8200억원)을 냈다. 우리나라 통신업체가 연매출 20조원에 도전하기는 케이티가 처음이다. 이 회장은 “서유열 홈고객부문장과 표현명 개인고객부문장은 올해 목표 실적을 내지 못하면 짐 쌀 각오를 하라”고 공개적으로 다잡기까지 했다.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쪽은 무선인터넷이다. 올해 새로 공급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180여만대를 스마트폰으로 보급하고, 이 가운데 절반을 ‘안드로이드폰’으로 채우기로 했다. 스마트폰을 원활하게 공급받기 위해, 케이티가 아이폰을 도입한 것에 대해 삼성전자가 서운해하는 것을 푸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새로 내놓는 일반 이동통신 단말기 모델 가운데 절반 정도에 무선랜(와이파이) 기능을 넣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가입자당 수익과 단말기 매출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이용 증가로 데이터통신 속도가 느려질 것에 대비해, 와이브로와 무선랜(와이파이) 통신망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깔린 와이브로 통신망을 전국 84개 도시로 확대하고, 1만3000여곳인 무선랜(쿡&쇼 존) 서비스 지역을 연말까지 2만7000여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회장은 “3세대 이동통신, 와이브로, 무선랜 통신망을 경쟁업체보다 넓게 갖고 있다는 게 케이티의 가장 큰 강점”이라며 “올해도 3조2000억원을 투자해 통신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티는 올해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 비용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여주는 서비스 사업도 강화한다. 현재 노트북까지 넓혀져 있는 사내통신망을 스마트폰까지 확대해, 스마트폰으로 무선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회사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 도시철도공사, 코오롱그룹 등이 이미 이 서비스를 도입해 생산성을 크게 높였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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