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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계열광고사 출범 편법 승계 ‘전주곡’ 되나

등록 2005-06-07 18:35수정 2005-06-07 18:35

경제 프리즘

제일기획(삼성그룹), 대홍기획(롯데그룹), 오리콤(두산그룹)…. 이름만 대면 알만한 우리나라 주요 재벌그룹의 광고 계열사들이다. 광고업계선 이를 일반 광고회사와 구분해 ‘인하우스 에이전시’라고 부른다. 큰 힘 들이지 않고도 그룹 내부의 광고 물량을 독차지하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설립 전부터 총수 일가의 지분 참여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현대·기아차그룹의 종합광고회사(<한겨레> 4월22일치 21면) ‘이노션’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17일 출범한 이노션은 자본금 30억원에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과 맏딸 성이씨가 각각 40%, 정 회장이 20%의 지분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나의 가족회사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회사 대신 가족이 출자한 이유로 자본금이 얼마되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크게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아들 ·맏딸 40%씩 지분
몰아주기로 급성장할듯
참여연대 법적대응 벌려


앞선 사례를 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 재용씨는 1996년 제일기획의 전환사채를 주당 1만원에 인수했다. 재용씨는 그 뒤 제일기획 주식을 5만원에 처분해 차익 133억원을 챙겼다. 이는 제일기획이 삼성그룹이라는 우산 아래 계열사 몰아주기 방식으로 엄청난 물량을 거둬들이며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쯤하면 재벌그룹 광고회사의 지분을 갖고 돈을 벌기란 ‘땅짚고 헤엄치기’ 아닌가.

현대차그룹의 광고회사 설립이 주목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노션 역시 총수의 2세에게 유망한 사업 기회를 넘겨주고 계열사 물량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와 경영권을 편법적으로 승계하려는 의도가 비친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해 집행한 광고비만 2000억원을 넘는다.

이노션의 지분 구조를 보면 맏딸 성이씨의 경영 참여가 눈에 띈다. 전업주부인 그를 등기이사로 내세운 것은 정 사장의 지분 참여로 빚어질 잡음을 줄이기 위한 물타기라는 시각이 있다. 의사인 맏사위와 맏딸을 배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돈다. 정 회장의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각각 현대캐피탈과 현대하이스코 사장으로 최고경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기아차에 다니던 최한영 현대차 사장의 딸도 최근 이 광고회사로 옮겼다. 내로라하는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그룹의 인하우스 에이전시가 그만큼 매력적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 회사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특수관계인들만의 출자로 태어나 이익을 독점할 경우 회사와 주주 이익을 해치는 것은 물론 편법상속 의혹이 있다고 본 참여연대가 법적 대응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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