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톤 규모 제철단지 짓기로
“지금 바그다드는 위험합니다. 체결식을 미루는 게 어떨까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이라크 바그다드로 향하던 에스티엑스(STX)그룹 강덕수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고민에 빠졌다. 바로 직전에 이틀 연속 폭탄 테러가 일어나 바그다드 시내 호텔, 정부기관 등이 파괴되고 수십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자칫 목숨을 내놓아야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 회장은 강력히 바그다드행을 고집했다.
이날 강 회장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만나, 연간 300만t 규모의 철근·열연판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관공정 제철단지를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짓기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에스티엑스중공업이 설계·시공을 일괄 책임지고, 제철단지 완공 뒤엔 이라크 산업광물부 산하의 국영 철강회사가 운영을 맡는다. 50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도 짓기로 했다. 이 대형 플랜트사업의 총 규모는 30억달러(3조원 가량)에 이른다. 총 계약금액 중 1차 사업 금액의 40%는 이라크 정부가 현금으로 지급하고, 60%는 이라크 정부가 보증하는 국제금융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강 회장은 말리키 총리와 향후 이라크 재건사업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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