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선마저 무너지면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1년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1원 떨어진 1118.2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시작되던 무렵인 2008년 9월17일(1116.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절상에 대한 전망으로 이날 환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8일 왕치산 중국 부총리와 위안화 환율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2~13일 워싱턴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안화 절상 전망이 커졌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역외세력이 달러화 매도세를 주도했다. 전날 예금보험공사가 실시한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블록세일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판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절상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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