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당국간 대화’ 에둘러 촉구
“우리 현대가 열어놓은 남과 북의 민족화해사업인 금강산·개성 관광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북한의 ‘금강산 내 부동산 동결’ 조처를 두고 남북 정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북사업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현 회장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그룹 신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비전 2020 선포식’에서 “당국간 대화가 진전되면 막힌 길이 뚫리고 더 큰 희망의 문이 활짝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2년 가까이 중단된 금강산 관광사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안팎에 내비치며, 남북대화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을 당국에 에둘러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임직원들에겐 분발을 당부했다. 그는 “선대 회장께서 물려주신 자랑스런 현대그룹을 잘 키워 후배들에게 물려줄 막중한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며 “대북사업을 통해 통일의 밑돌을 괴는 일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이날 계열사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 2020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5조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비전 2020’을 선포했다. 현대그룹은 해운, 인프라, 증권업 위주의 사업 구조를 통합물류, 종합금융, 관광유통교육 등 5개 사업부문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 ‘긍정의 힘으로 풍요로운 미래를 개척하는 현대그룹’이라는 경영비전도 내놨다.
현 회장은 “지금 힘들어도 정상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며 “힘이 들 때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을 떠올리며 힘을 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현대그룹은 북쪽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회사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사업이 재개되길 기다리며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