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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끝나지않은 대우사태…피해자들 ‘눈물의 밤’

등록 2005-06-15 19:03수정 2005-06-15 19:03

대우차 정리해고 원상회복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과 사회당 당원들이 14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황석주 기자 <a href=mailto:stonepole@hani.co.kr>stonepole@hani.co.kr</a>
대우차 정리해고 원상회복투쟁위원회 소속 회원들과 사회당 당원들이 14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에서 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실직 날벼락…그 고생 말로 못해”

“묵묵히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대우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대우자동차 노동자 가족들이다. 주요 대우 계열사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간지 1년여만인 2001년 2월16일, 단일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750명에 대한 무더기 정리해고가 대우차에서 단행됐다. 김성열 대우차 교선실장은 “지엠에 인수되면서 950여명이 복직했으나 800여명은 아직 미복직 상태”라며 “이들 중 복직을 희망하는 520여명 대부분이 자영업이나 야간경비, 막노동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간다”고 말했다.

또 대우차 복직투쟁 과정에서 10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해고노동자 이태수(35)씨는 “10여명은 부상 정도가 심해 평생장애로 살아야할 처지”라고 전했다. 이씨는 2년여 복직투쟁 끝에 회사로 돌아갔지만, 당시 시위 과정에서 다친 허리 부상으로 아직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대우차 정리해고원상회복투쟁위원회의 박덕재 의장은 “대우사태의 주범인 김우중씨가 귀국하기도 전에 사면설과 병보석 이야기가 나왔을 때 심정이 어땠는지 아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대우차에 딸린 900여개 부품업체들과 10여만 노동자들도 실직과 임금삭감 등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

“휴짓조각 주식만 보면 부르르 떨려”


대우의 소액주주들은 휴짓조각이 된 주식을 들고 아직도 울분을 토한다. 함영우(54)씨는 외환위기 때 명예퇴직으로 받은 1억5천만원을 대우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다. 분식회계라는 말도 그 때 처음 들었다.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대우 피해자들의 긴급모임에 참석한 함씨는 그동안의 사연을 설명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함씨는 “김우중씨가 국외에서 호화롭게 도피생활을 할 동안 소액주주들은 얼마나 고통의 나날을 보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아무개(48)씨도 외환위기 직전 제무제표와 실적 보고서만 믿고 대우 주식을 천만원어치 넘게 샀다. 이씨는 “갑자기 회사가 어려워져서 부도가 난 것이라면 투자자 탓이라고 자책하겠지만, 대규모 분식회계로 사기친 것을 알고서는 한동안 잠을 못이뤘다”고 말했다. 이같은 처지의 소액주주는 40만명, 피해액은 3조원에 이른다. 이 중 소송을 진행하는 주주는 500여명에 불과하다. 정경선 변호사는 “시효가 지나 새로 민사소송을 하기는 힘들다”며 “소액주주들 중 상당수는 소송을 해도 실익이 없어 포기했고, 집단소송법 적용 이전의 사건이라 어려움이 많다”말했다.

뿔뿔이 흩어졌던 이들 중 일부는 최근 다시 모여 대우피해자대책위를 꾸렸다.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평가와 공과 논란으로 대우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그냥 지켜볼 수 만은 없다는 취지다. 대책위의 박창근 위원장은 “대우의 패망은 결코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한 무모한 기업인이 실정법을 조직적으로 위반하며 저지른 대형 금융사기이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법행위”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와 관련해 민사상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은 40여건에 이른다. 서울중앙지법에 2498억원 규모의 소송 13건, 서울고법에 189억원의 소송 11건이 계류돼 있다. 모두 합쳐 배상 청구액만 6천억원이 넘는다. 당시 금융권이 동반부실화하면서 투입된 공적자금도 30조원에 이른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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