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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궁즉통’ 기술로 쇳물 생산원가 줄인다

등록 2010-06-28 22:41

포스코 광양제철소 원료 야적장에서 바람이 불어도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날아가지 않도록 코팅제를 뿌리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광양제철소 원료 야적장에서 바람이 불어도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날아가지 않도록 코팅제를 뿌리고 있다. 포스코 제공
* 궁즉통 : 궁하면 통한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가보니

직원 ‘원가절감’ 아이디어
가루 철광석 날리지 않게
코팅제 뿌려 유실 최소화
냉연·도금공장 방충망 쳐
매끄러운 철판 표면 유지

“모래 같은 가루 철광석을 기껏 덩어리(소결)로 만들었는데, 25m 높이의 저장설비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30~40%가량은 잘게 부서져버리는 겁니다. 큰 골칫거리였죠.”(김재왕 소결공장장)

포스코 광양제철소 소결공장 직원들은 머리를 맞댄 끝에 해결책을 찾았다. 저장설비 사이를 막고 있는 16개 격판에 ‘구멍을 뚫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소결이 떨어지면서 구멍을 통해 옆칸으로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떨어질 때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다. 용광로에 들어가는 철광석은 덩어리 형태로 수입한 괴광이 20%, 가루 형태인 분광을 덩어리로 만든 소결 제품이 80%다. 괴광이 t당 5만~6만원 비싸기 때문에, 소결 비중을 늘릴수록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다. 이 아이디어로 포스코는 연간 63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광양제철소 생산공정 곳곳엔 이런 원가절감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최근 철광석과 석탄 값은 ‘금값’ 못지않게 무섭게 치솟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등 주요 나라의 원료 공급사들은 지난해보다 90~100% 가격인상을 요구한다. 급등하는 원료값 탓에 지난 40년동안 연간으로 맺던 계약을 분기 단위로 바꿔야 했을 정도다. 하지만 포스코는 ‘궁즉통’(궁하면 통한다)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원가절감 기술 개발에 나섰다. 3분기 제품 가격 인상폭이 애초 예상했던 10%보다 낮은 평균 6%로 결정된 것도 이 덕분이다.

유연탄과 철광석을 쌓아두는 야적장에서부터 ‘원료 아끼기 전쟁’은 시작된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이 20㎧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도록 표면에 코팅제를 뿌려두는 것이다. 유연탄 가루를 덩어리로 만드는 코크스 공장에선 값싼 탄으로 보다 많은 양의 코크스를 생산해내기 위해 배합 비율 조절에 머리를 싸맨다.


2010년 포스코 원가절감 목표
2010년 포스코 원가절감 목표
‘제철소의 심장’이라 불리는 4고로에선 뜨거운 쇳물이 1분당 5~6t씩 쏟아져 나온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원리는 시루에서 떡을 찌는 것과 비슷하다. 석탄과 철광석을 층층이 용광로에 쌓은 뒤, 밑에서 42개 바람구멍을 통해 1200도의 열풍을 불어넣는다. 용광로 꼭대기에서 원료를 얼마나 잘 뿌리느냐, 바람이 얼마나 골고루 위로 올라가느냐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달라진다. 중앙운전실 모니터를 통해선 온도, 산소량, 바람의 압력 등을 점검한다. 최지영 4고로 공장장은 “값싼 원료로 고품질의 쇳물을 많이 뽑아내려면 고로 안쪽 불순물 비율을 낮추는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4고로는 연간 500만t 이상의 쇳물을 생산해, 단일 고로로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불순물을 제거한 쇳물을 코일 형태로 변형시키는 압연공장에선 코크스 공장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한다. 냉연공장과 도금공장에선 생뚱맞은 ‘방충망’이 눈에 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에 쓰이는 철판은 ‘매끄러운 표면’이 생명인데, 여름철엔 벌레가 달라 붙는 사고가 자주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다. 이 역시 직원들 아이디어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통해 포스코는 올해 1조150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 3조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원가절감의 결실이다. 회사는 한달에 한차례씩 ‘궁즉통’ 기술을 심사해 포상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아이디어 생산을 풀무질하고 있다.

광양/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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