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은행-이란 중앙은행 계좌 개설 합의
이란 중앙은행이 국내 은행 두 곳과 한-이란 무역거래 때 사용할 원화 계좌를 개설하는 데 합의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이란과의 금융 거래가 정상화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이란 제재 조처의 후속 대책으로 추진한 것으로,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윤용로 기업은행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이란 중앙은행 부총재와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계좌를 개설하는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익주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달 말까지 원화 계좌 운영에 필요한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르면 10월1일부터 우리 기업들의 대이란 무역거래 때 원화로 결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 중앙은행의 선호를 고려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정부가 최대 주주인 우리은행을 대상 은행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원화 계좌 개설은 정부가 지난 8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한 영업정지 조처 등 이란 제재에 따라 이란과의 대금 결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처다. 김익주 국장은 “대이란 제재 조처가 해제되더라도 원화 계좌는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이번 원화 계좌 개설로 한-이란 간에 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대금 결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원화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의 환위험도 덜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1~6월)에 대이란 교역 규모는 우리나라의 이란 수출과 수입이 전년 동기에 견줘 각각 48.6%, 64.4%나 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주춤한 상태라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이란과의 교역 업체 수는 모두 2142곳으로 교역 규모가 100만달러를 밑도는 중소기업이 80.9%에 이른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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