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대책’ 효과 미미하자 시기 저울질…429가구 그쳐
지난달 대형 건설사들의 새 아파트 분양실적이 500가구에도 못미쳐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8·29 대책이 발표된 이후 한 달여 간 이렇다할 시장의 변화가 없는데 따라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잡는데 더 신중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는 소속 회원사 81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9월 아파트 분양실적을 조사한 결과 2개 건설사가 426가구를 분양(입주자 모집공고 기준)하는데 그쳤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9179가구 대비 95.4%, 과거 3년간 9월 평균 분양 가구수(4959가구) 대비 91.4%가 각각 감소한 것이다. 특히 협회가 분양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월별 분양 물량으로는 가장 적은 수치다.
앞서 지난달 말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9월 공동주택 분양실적에서도 총 9090가구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국민임대 등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민간 물량은 41.4%(3764가구)에 그쳤다.
이처럼 9월 민간 분양실적이 저조한 것은 8·29 대책 이후에도 주택시장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늘지는 않으면서 집값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공급도 예정돼 있어, 올 가을 민간 아파트의 미분양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업체간 분양 시기를 둘러싼 눈치보기도 분양이 지연되는 또다른 이유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먼저 분양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가 실패했을 경우엔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할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다른 업체의 분양성적 등을 봐가며 시기를 정하려는 눈치보기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주택협회는 회원사의 10월 분양계획은 1만665가구로 9월보다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해 같은 달 계획물량 3만7923가구에 비해 71.9% 감소한 것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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