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채소류 도매물가 상승률
생산자물가중 채소류 59.5%↑
소비자물가 상승세 지속될듯
소비자물가 상승세 지속될듯
배추·무·시금치·피망 등 채소 도맷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매가격은 소비자물가에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내놓은 ‘9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앞 달에 견줘 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7월(1.2%)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농림수산품의 가격 급등이 생산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농림수산품은 전달보다 16.0%나 올라 통계가 작성된 1965년 이래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는 1974년 11월의 8.9%로, 전월 대비 상승률이 두 자릿수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농림수산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도 29.6%가 올라 1981년 6월(32.9%) 이후 29년여 만에 최고치다.
농림수산품 중 채소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월 대비 채소류 상승률(59.5%)은 사상 최대치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126.2%)과 비교하면 1988년 134.4% 이후 가장 높다. 시금치(219.8%)를 비롯해 피망(152.8%), 배추(130.8%), 파(122.0%), 풋고추(114.5%) 등은 큰 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9월과 견주면 무(234.5%), 배추(207.5%), 시금치(192.4%) 등은 3배 이상 폭등했고, 마늘(168.5%)과 파(138.2%), 풋고추(105.0%) 등도 갑절 넘게 올랐다.
과일값도 밤(10.3%), 배(9.5%) 등이 오르면서 전월보다 13%, 지난해 이맘때보다 58.3% 올랐다. 수산품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올랐다.
이병두 한은 물가통계팀 차장은 “늦장마와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추석으로 채소와 과일 수요가 크게 늘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정부가 52개 주요 생필품의 소비자가격으로 산출하는 이른바 ‘엠비(MB) 물가’도 지난달 40개 품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무(165.6%), 배추(118.9%), 파(102.9%), 마늘(101.1%) 등 4개 품목은 1년 새 두 배가량 가격이 폭등했다. 같은 기간 물가가 내린 생필품은 밀가루(-10.1%), 쌀(-8.8%), 돼지고기(-5.0%) 등에 그쳤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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