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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제주 녹색성장 잠재력 키워야”

등록 2010-10-19 10:05

한국 온 덴마크 ‘녹색섬 전도사’ 레네 그뢰닝 소장
100% 재생에너지 섬 구상…보른홀름 주민 공감대 형성
다국적기업 투자 이어져…가파도와 공동협력 추진
지난 5월 덴마크의 남쪽, 발트해 중앙에 있는 섬인 ‘보른홀름’에 홍콩산 전기자동차 10대가 들어왔다. 홍콩의 한 자동차제조회사(Eu Auto)가 ‘녹색섬’ 사업을 추진중인 보른홀름을 재생에너지 실험무대로 선택한 것이다. 해마다 50만명이 찾는 관광지역이라 다양한 고객을 접할 수 있고, 섬 면적(588㎢)이 넓지 않아 대도시보다 차량 운행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실험방법은 간단하다. 관광객이 무료로 차량을 빌려 쓰고 사용후기를 남기면 제조사가 새 모델을 개발하는 데 이를 활용한다.

녹색섬 사업을 총괄하는 보른홀름비즈니스센터의 레네 그뢰닝(47·사진) 소장은 “녹색사업이 성공하려면 주민과 기업, 지방정부가 모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른홀름을 4년 만에 다국적기업과 대학연구소가 주목하는 ‘신재생에너지 실험무대’로 탈바꿈시킨 그는, 녹색섬이 걸어온 길을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소개했다.

그뢰닝 소장은 18년간 스칸디나비아 항공사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일하다 2006년, 보른홀름 지방정부의 프러포즈를 받았다. 젊은층이 떠나가는 인구 4만3000명의 ‘소외된 섬’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남편과 10대 자녀 두명과 섬으로 이사온 그는 우선 섬의 특색을 분석했다. 전력 소비량의 33%를 풍력이 차지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녹색에너지 강국인 덴마크에서도 가장 높은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이었다. 그뢰닝 소장은 보른홀름을 100% 재생에너지 자립도로 만든다는 녹색섬 사업을 구상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과 비행기로 25분밖에 걸리지 않아 다국적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그러나 주민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그뢰닝 소장은 “세계를 설득하는 것보다 주민을 설득하는 게 더 어려웠다”며 “그러나 커뮤니케이션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열쇠라 믿고 1년간 매달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석유 보일러를 없애고 밀짚과 나뭇조각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지역난방을 확대하고, 자원 낭비를 부추기는 음식문화를 개선하는 사업이 주민들의 자발적 캠페인으로 이뤄졌다. “좋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돈은 따라온다”는 그의 신념도 차츰 빛을 냈다. 지방정부는 유럽연합(EU)의 ‘투명한 에너지 계획 및 이행’으로 보른홀름 사업을 추진해 재정 지원을 확보했다. 내년에 건립되는 그린컨벤션센터 건설비도 한 사업가가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녹색섬 개발 모델을 세계 각국에 소개하는 전도사로 나선 그뢰닝 소장은, 지난 12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덴마크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보른홀름 사례를 소개하고, ‘탄소 무배출’을 꿈꾸는 제주의 가파도를 방문해 녹색성장을 공동선언하기 위해서다. 그뢰닝 소장은 “제주도가 자연환경이나 생활조건이 보른홀름과 비슷해 놀라웠다”며 “지역주민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 보른홀름처럼, 녹색성장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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