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리자인’ 명품 소개
리사이클과 디자인 합성어
리사이클과 디자인 합성어
대만에서 해마다 버려지는 페트(PET)병은 약 9만t. 높이 쌓으면 대만에서 가장 높은 101빌딩을 세 채나 채울 수 있고, 한 줄로 꽤면 대만 전역을 1080바퀴나 돌 수 있다. 페트병 생산에 드는 전력이 54만가구의 한달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미국, 브라질 등 9개 국가의 유니폼이, 바로 이 버려진 페트병으로 만들어졌다. 대만의 방직산업종합연구소가 10년 노력 끝에 페트병에서 폴리에스테르 입자를 추출해 섬유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덕분이다. 유니폼 제작에 1300만개의 페트병이 사용됐는데 옷감의 무게가 가볍고 신축성이 향상돼 호평을 받았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는 19일 발간한 <그린리포트> 가을호에서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 세계 20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리자인’ 상품을 소개했다. 리자인이란 리사이클(Recycle·재활용)과 디자인(Design)의 합성어다.
미국의 베트라초는 폐유리병을 재활용한 싱크대를 만들어서 천연 대리석 소재로 만든 것보다 2배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버려지는 맥주병, 와인병, 신호등, 자동차 유리, 건물 유리창이 주재료인데 유리를 녹이지 않고 깨뜨려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줄였다. 유리병의 화려한 색감과 대리석을 능가하는 강도 덕분에 리츠칼튼호텔과 맥도널드 본사,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등에서 앞다퉈 사들였다. 올해 판매실적은 지난해보다 3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영국에서는 유리병으로 도로용 타일을, 오스트리아에서는 폐가전제품으로 인테리어 가구와 장신구를, 일본에서는 폐타이어로 가방을 제작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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