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형 부생유’ 세율인하 특례 2년 연장안 국회 제출
삼성토탈만 만들고 유해물질 배출 많아 ‘형평성’ 논란
삼성토탈만 만들고 유해물질 배출 많아 ‘형평성’ 논란
나프타(납사)를 분해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부생유’에 대한 특례세율 연장 적용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1일 ‘등유형 부생유’에 일반 등유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특례조항을 2년 더 연장하도록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게 발단이 됐다.
일반적으로 석유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지만, 원유에서 정제한 나프타를 석유화학제품으로 가공하는 과정에서도 소량의 등유(등유형 부생유)와 중유(중유형 부생유) 제품이 나온다. 정부는 2001년부터 이들 두 부생유에 대해 각각 등유 및 중유와 같은 액수의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다만 등유형 부생유에 대해선 안정적인 시장 진입 등을 이유로 5년 동안 등유보다 27% 적은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이런 특례조항은 2006년 한 차례 연장됐는데, 정부가 이를 또다시 2년 더 연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유류업계에서 특혜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등유형 부생유가 열량이 낮아 산업용만으로 사용되는 것을 빼고는 사실상 등유와 같은 제품으로 취급되는데다, 국내에선 삼성토탈만 생산하고 있어 한 업체에만 세금을 적게 물리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여러 업체들에서 두루 생산되는 중유형 부생유에 지금까지 일반 중유와 똑같은 액수(현재 ℓ당 17원)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돼 온 것과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등유형 부생유 유통량은 90만배럴 수준으로, 한해 세금 감면 혜택은 약 35억원이다.
기획재정부 환경에너지세제과 관계자는 “등유와 등유형 부생유의 세금 차이는 결국 없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등유와 등유형 부생유는 서로 다른 제품이므로 서로 다른 세금을 매긴 것이고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둔 조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삼성토탈 관계자도 “나프타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소량의 부산물에 대해 일반 석유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필 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부가적으로 생산됐다는 이유만으로 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며 “정책적으로 부생유 사용을 권장할 이유도 없는데, 굳이 특례규정을 만들고 게다가 연장까지 해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