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열린 제2고로 화입식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고로 가동을 위한 첫 불씨를 심고 있다. 현대제철 제공
조강생산력 ‘세계 10위권’ 도약
연 2천만톤 생산규모 갖춰
내년 제3고로 착공도 준비
연 2천만톤 생산규모 갖춰
내년 제3고로 착공도 준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두 번째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일관제철소의 심장이라 불리는 제1고로에 첫 불씨를 넣은 지 1년도 채 안돼 제2고로로 불씨를 옮겨넣은 것이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연 2000만t 조강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10위권 철강업체로 뛰어올랐다.
23일 현대제철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고로 화입식을 열었다. 화입식이란 철강제품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과 코크스가 쌓여 있는 고로 아래쪽에 처음 불씨를 넣는 행사로, 시험가동을 거치고 나면 고로에선 쇳물이 쏟아져나온다. 제1고로에서 채화한 불씨를 화입봉으로 직접 제2고로에 넣은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연산 400만t짜리 고로 설비 2기를 보유하게 된 역사적인 날”이라며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자원을 순환시키는 회사로서 새로운 철강시대의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특히 한 해에 고로 2기를 완성해 조강생산능력 연 800만t을 확대한 것은 “세계 철강 역사에 유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쇳물 생산이 시작되면, 현대제철은 철광석을 녹여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일관제철 800만t, 고철을 녹여 제선하는 전기로 1200만t 등 연 2000만t 조강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세계철강협회 조강생산량 순위로는 지난해 26위에서 10위권 이내로 발돋움한다. 국내 업체로는 포스코가 지난해 3위(3110만t)를 기록했다.
앞으로 제2고로에서 생산될 쇳물 400만t은 열연강판으로 만들어진다. 현재 가동중인 제1고로 쇳물까지 더하면 열연강판 650만t, 후판 150만t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셈이다. 내년께는 제3고로 착공도 준비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제철은 철근 등의 봉형강류와 고급 판재류 비중을 현재 ‘7 대 3’에서 2015년 ‘3.5 대 6.5’가량으로 바꾸면서, 고급 부가가치 제품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갈 계획이다.
자동차용 강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관제철소 건설에 앞서 2007년부터 기술 개발에 힘써온 현대제철연구소는 올 연말까지 현대·기아자동차에 쓰이는 자동차 강판의 70%, 내년까지 99%에 이르는 재질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또 2013년부터는 초고강도강 등 새로운 강종 개발에 들어간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현대·기아차 등 세 회사는 그동안 연구원 400여명을 투입해 공동으로 자동차 강판 연구개발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현대제철은 내년부터 자동차 문짝 등에 적용되는 외판재 27종 양산을 시작한다. 우유철 사장은 “남아 있는 과제는 경쟁력 있는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 전문제철소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