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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육아휴직 뒤 ‘100% 복직’…‘재택근무’의 놀라운 힘

등록 2010-11-24 15:02수정 2010-11-30 18:49

디에스엘시디의 사내 어린이집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행사를 열고 있다. 디에스엘시디 제공
디에스엘시디의 사내 어린이집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행사를 열고 있다. 디에스엘시디 제공
[여성친화 경영] 일·육아 보듬는 경영

경기 화성시 동탄면 금곡리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인 디에스엘시디(DSLCD)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널찍한 놀이터와 함께 디에스 어린이집이라는 건물이 보인다. 2003년 설립 때부터 직원 2000명을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7년 동안 동고동락한 직원 자녀를 위한 보육시설이다. 만 1~5살 어린이 61명이 365일 아침 7시30분부터 밤 9시30분까지 여기서 뛰논다. 보육료는 연령에 따라 17만2000~33만7000원인데 시간연장이나 특별활동에 따른 추가비용이 전혀 없다. 건물은 물론 보육교사(9명), 차량까지 회사 소속이라 다른 어린이집보다 30~40% 비용이 저렴하다.

엄마와 함께 통근버스로 출근한 아이들은 인근 텃밭에서 고구마를 재배하고, 민속촌·엑스포·동물원 등으로 견학을 떠나며, 회사 콘도에서 1박2일 겨울여행도 즐긴다. 엄마의 참여도를 높이려고 재롱잔치나 전시회, 졸업식도 점심시간에 회사 구내식당에서 연다. 육아휴직 뒤 회사 복귀율이 83%에 이르는 것도 모두 어린이집 덕분이다. 2007년엔 경기도 ‘최우수 어린이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헌환 디에스 어린이집 원장은 “아픈 아이들을 선생님이 병원에 데려가는 등 엄마가 직장에서 일에 전념하도록 세심히 배려한다”고 말했다.

2010년 여성·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디에스엘시디는 채용할 때도 결혼한 30~40대를 우대한다. 섬세한 여성노동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불량률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을 관리하는 매니저 10명 가운데 8명이 여성이다. 유강수 인사팀장은 “여성 매니저가 나이 어린 직원을 잘 보살피고 책임감도 강해 성과가 탁월하다”고 평했다. 이 밖에도 미혼 사원을 위한 기숙사(251실)와 고등학생 자녀의 학자금(50%), 직원 고충상담센터(오전 8시10분~9시)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아이시스는 직원 75명이 일하는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여성직원의 복리후생만큼은 대기업을 능가한다. 1992년 한국아이비엠(IBM) 내 독립부서에서 분사해 설립할 당시부터 주 5일제를 운영했고, 능력에 따른 채용·승진으로 직원의 70%, 관리직의 62%가 여성이다. 특히 최근 육아휴직 뒤 100% 복귀 기록을 달성했고 그 덕분에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7년 2개월이나 된다. 현재 재택근무자가 5명, 1년 육아휴직자가 3명이다.



한국아이시스의 전직원 야유회에서 직원들이 하늘 높이 뛰어오르고 있다. 한국아이시스 제공
한국아이시스의 전직원 야유회에서 직원들이 하늘 높이 뛰어오르고 있다. 한국아이시스 제공
이 회사에서 18년간 일하며 아들 3명을 낳은 류숙(40) 재경관리부 부장은 “둘째 아이부터 출산휴가를 쓰기가 쉽지 않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환경에서 내 경력을 들으면 다들 놀란다”며 “출산축하금, 권장휴일, 재택근무 등 가족친화적 제도를 기반으로 합리적 기업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아이시스에서는 첫아이 출산 축하금은 50만원이지만, 둘째는 100만원, 셋째는 200만원을 지급하며 출산을 독려한다. 유·사산을 겪은 직원이 휴가를 내면 출산휴가와 똑같이 월급을 전액 지급하고, 남성 직원이라도 배우자가 출산하면 3일간 유급휴가를 얻는다.

갑작스레 아이가 아프거나 집안일이 생기면 직속 상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휴가 승인이 끝난다. 휴일 사이에 근무일이 겹치면 휴가를 권장하고, 회식은 공연관람 등으로 대신한다. 김희은 마케팅 과장은 “‘직원 배려와 자율성 존중’이라는 기업이념, ‘직원의 행복이 기업의 경쟁력이다’라는 경영철학이 일상에서 현실화한다”고 설명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한국아이시스와 디에스엘시디를 비롯해 33개 기업에 인증서를 수여하며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쉬운 기업환경을 조성해 여성의 지위 향상과 저출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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