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29일까지 맺어야”
채권단 “자금증빙자료 먼저”
채권단 “자금증빙자료 먼저”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채권단이 이번에는 현대건설 주식매매 양해각서(MOU·엠오유) 체결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은 26일“적법하게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도 채권단이 아무런 근거없이 엠오유를 맺지 않고 있는 건 명백한 위법”이라며 “늦어도 29일까지 엠오유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이 ‘현대건설 주식매각을 위한 입찰안내서’에서 정한 엠오유 체결시한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로부터 최대 8일(영업일수 기준) 이후인 오는 29일까지다.
채권단은 프랑스 나틱시스은행에 예치돼있는 현대그룹의 자금 1조2000억원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28일까지 추가 증빙자료를 내라”고 현대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이날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체결시한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들여다 볼 것이다”, “현대그룹의 불법이 확인될 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유재한 사장이 채권단 전체 의견을 수렴한 것도 아니면서, 마치 전체 의견인양 이야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채권단의 자금조달 추가 증빙자료 요구에 대해서도 현대그룹은 “이미 적법하고 정당한 대출자금임을 소명했다”며 응할 수 없다는 태도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엠오유 체결 이후 채권단이 요구하는 자료 제출엔 성실히 응하겠다”며 “엠오유 체결 전에 대출계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건 지금까지 기업 인수·합병(M&A)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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