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들이 새 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왼쪽부터 포드의 대형 세단 ‘파이브 헌드레드’, 닛산 인피니티 ‘M45’, 폴크스바겐 ‘뉴 파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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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시장 침체 허덕이는데… 수입차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올 상반기에 20여개의 모델을 쏟아낸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에 이보다 많은 30여개의 새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부 업체에선 새차 홍보를 위해 전세기까지 띄워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등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상반기 20여개 모델 이어 하반기 30여개 상륙
국산 중·대형차와 가격차 줄이며 ‘틈 비집기’ BMW-렉서스-벤츠-아우디순…‘불꽃경쟁’
구입 고객에 전세기까지 동원 초호화 마케팅 새 모델 줄줄이 상륙=최근 몇 년 사이 수입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국산 중·대형차와 비교해 가격차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혼다가 지난해 들여온 도심형 스포츠실용차(SUV) ‘시아르 브이’(CR-V)의 두바퀴굴림 모델 가격은 2900만원대다. 앞서 혼다가 내놓은 ‘어코드’는 3천만원대의 세단이다. 닛산 인피니티 등 잇따라 선봬 다음달에는 닛산이 고급 차종인 인피니티를 앞세워 국내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한국닛산은 지난 8일 대형 고급차종과 스포츠실용차 등 7개 모델의 가격을 미리 공개하며 바람잡기에 나섰다. 이에 맞서 토요타는 오는 9월 스포츠세단 ‘IS250’을, 벤츠는 스포츠실용차 ‘M클래스’의 새 모델인 ‘뉴 M클래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대형 세단 페이톤을 들여온 폴크스바겐은 9월에 골프 2.0, 투아렉 3.0 등의 디젤차에 이어 10월에는 중형세단 파사트의 6세대 모델인 ‘뉴 파사트’를 들여올 예정이다. 지엠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업체들도 스포츠실용차, 스포츠카 등 다양한 모델로 맞설 예정이다.
수입차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고 고급 대형차 위주였던 수입차 종류가 중·저가 모델로 확대되면서 수입차 평균 가격도 조금 낮아졌다. 올 들어 수입차의 대당 평균 가격(통관기준)은 3만6900달러로 지난해와 견줘 7% 가까이 떨어졌다. 가격 경쟁력이 그만큼 좋아진 셈이어서, 국내 대형차 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자동차 수입가격은 지난 2000년 2만5800달러에서 2001년 2만7300달러, 2002년 2만9100달러, 2003년 3만8200달러, 2004년 3만8300달러 등으로 해마다 상승해왔다. 대당 평균가격 3만6900달러 전세기에 요트까지 동원=판촉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베엠베그룹코리아는 최고급 모델인 ‘뉴 7시리즈’의 출시에 앞서 지난 11~12일 이틀 동안 부산에서 베엠베 차를 3대 이상 구입한 고객 100쌍을 초청, 요트 크루즈를 비롯해 오페라 공연, 골프 행사를 벌였다. 베엠베는 이날 참석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전세기까지 띄웠는데, 일부에선 ‘그들만을 위한 행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초우량 소비층을 겨냥한 차별화된 마케팅이라지만, 대개 이런 마케팅 비용은 차 값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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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경쟁이 불붙으면서 판매 구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법인을 출범시킨 뒤 3개 차종을 잇따라 내놓은 아우디는 올해 1~5월 1097대(등록대수 기준)를 팔아 수입차시장 안에서의 점유율을 10.7%로 끌어올렸다. 베엠베, 렉서스, 벤츠에 이어 판매순위 4위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아우디의 판매대수는 252대로, 전체 수입차시장에서 점유율 3.0%였다. 혼다는 국내시장에 뛰어든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입차시장 내 점유율을 9%대로 끌어올리며 복병으로 떠올랐다. “점유율 2.7% 아직 성장단계” 지난해 수입차 시장 규모(등록대수 기준)는 2만3345대로, 5년 전인 2000년의 4414대에 견줘 5배나 커졌다.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7% 수준이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수입차의 잠재적인 시장점유율을 전체 승용시장의 10%로 본다면, 수입차 시장은 아직도 성장단계에 있다”며 “내수경기 침체에도 다양한 새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올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15% 늘어난 2만6500대 정도가 팔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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