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010년 분기점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4분기도 적자…1년새 영업이익 2조6천억→1700억
올해 스마트기기 연구개발에 2조5천억 투자 계획
올해 스마트기기 연구개발에 2조5천억 투자 계획
2011년, ‘스마트 악재’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지난 한해 내내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에 시달렸던 엘지(LG)전자가 구본준 부회장을 최고경영자로 선임한 뒤 증권가에서는 ‘최고경영자 효과’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기대감으로 엘지전자 주가도 구 부회장 취임 뒤 25%가량 올랐다. 그러나 기대는 현실로 다가오기에는 아직 이른 모양이다.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26일 기업실적 설명회에서 “큰 숫자는 아니지만, 1분기 중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실적 본격 개선의 열쇠인 휴대전화 사업부문은 상반기 중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 2조680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764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07년부터 3년째 이어오던 ‘1조원 이상 영업이익’ 창출 릴레이는 마침표를 찍었다. 그나마 매출은 생활가전과 에어컨 사업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소폭 증가해 55조7538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복병은 휴대전화 부문이었다. 이 부문에서 3분기 연속 영업적자(6578억원)를 냈다. 티브이(TV)가 포함된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에서는 매출 신장세를 유지했으나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은 적자(1218억원)로 전환했다.
엘지전자 실적회복의 포문은 역시 휴대전화 부문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10~12월)에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원을 264만대 판매하며 소비자 반응 또한 크게 나쁘지 않았던 점은 고무적이다. 여기에 12월부터 옵티머스마하를, 최근에는 듀얼코어 탑재 스마트폰인 옵티머스2X를 선보이며 제품군을 다양화하면서 시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화면 밝기와 디자인 수준을 끌어올린 옵티머스블랙 출시도 예정돼 있다. 고급형 제품군의 출시는 휴대전화 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 부사장은 “전체 휴대전화 판매에서 스마트폰의 비중이 지난 4분기 17%에서 올해 19%까지 높아질 수 있도록 2300만대가량을 팔 계획”이라며 “평균판매단가 역시 4분기 101달러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 109~110달러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등의 연구개발 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올해 4조800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는데, 절반이 넘는 2조5000억원이 연구개발비다.
티브이 시장에서도 지난해보다 발빠른 공략에 나선다. 엘지전자는 엘지디스플레이(LGD)가 개발한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을 도입한 3차원 티브이를 내놓고, 최근 공개한 스마트티브이 신제품 마케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