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하청 머물지 않았던 게 좋은 선택”

등록 2011-01-26 20:07

변대규
변대규
국외소비자 직접공략…셋톱박스시장 세계 4위 달성
“대기업 독과점·중소기업 과다경쟁, 벤처성장 막아”
‘매출 1조원 돌파’ 휴맥스 변대규 대표

“단 한번도 시행착오 없이 사업이 풀린 적이 없었다.”

‘벤처 1세대’로 처음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의 변대규(51·사진) 대표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989년 창업한 뒤 21년간 경험한 성공과 실패를 털어놨다. 티브이(TV) 사업에 진출했다가 경쟁에 밀려 5년간 고생한 사례, 정체된 매출을 끌어올리려고 사업부로 회사 구조를 바꾸었다가 되레 품질·개발 능력까지 떨어졌던 이야기를 소개하며 그는 “후회되는 결정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좋은 선택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휴맥스의 대표적인 ‘좋은 선택’은 대기업 하청업체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를 찾아 국외시장으로 진출한 것이다. 변 대표는 그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20년 전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려고 하니까 술 사주고 밥 사주고 돈을 줘야 했다. 그게 힘들어서 포기하고, 직접 제품을 들고 소비자를 만나고 국외시장을 두드렸다.”


휴맥스 연혁
휴맥스 연혁

컴퓨터용 영상처리보드, 디지털 가요반주기 등을 제조하던 휴맥스는 96년 9월 아시아 최초, 세계에서 세번째로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국외시장에 본격 도전했다. 영국 벨파스트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대기업이 관심을 두지 않던 틈새시장인 ‘일반 고객’을 공략했다. ‘잔고장이 없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휴맥스는 필립스, 노키아 등을 제치고 2000년 유럽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중동·미국·인도 등으로 뻗어나가 전 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 4위 사업자로 발돋움해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52억원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수출 비중이 98%를 차지한다. 휴맥스는 2015년까지 셋톱박스로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해 앞으로 5년간 5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변 대표는 국내 벤처기업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경제를 ‘늙은 경제’라고 진단하고 “지난 1970년 이후 40년간 중소기업으로 출발해 1조원 이상 매출을 거둔 회사는 5곳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경제가 젊고, 건강한 경제인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구글, 애플 같은 회사를 계속 만들어내는 미국식 혁신을 이룰 것인지, 선도자인 미국을 따라잡아 세계 정상에 올랐다가 한순간에 침체기에 빠져버린 일본식으로 갈지 갈림길에 서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변 대표는 미국식 혁신을 이루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의 독과점과 중소기업의 과다경쟁이 팽배한 상황에서 신생 벤처기업이 한국시장을 기반으로 자복을 축적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란 어렵다”며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은 미래를 위해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또 “대기업이 실적 위주의 경영을 펼치다 보면 중소기업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라며 “대기업 경영자가 대기업-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철학을 갖고 경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중소기업은 과다경쟁을 자제하고 협력해서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