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금융회사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7%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저신용층의 대출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디트뷰로(KCB)의 자료를 보면, 은행·신용카드·할부금융·보험·신용협동조합·저축은행 등 전체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722조8000억원으로 2009년 말에 비해 47조9000원(6.9%) 늘어났다. 신용대출이 103조9000억원에서 124조1000억원으로 20% 가까이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284조6000억원에서 311조5000억원으로 9.5%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에서 52.4%나 늘어난 것을 비롯해, 카드론(증가율 30.4%)과 할부금융(30.8%), 보험(24.6%) 등 제2금융권에서 증가폭이 컸다.
특히 대출자의 신용등급이 낮아 부실 위험이 큰 대출의 비중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의 신규취급 대출에서 8∼10등급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주택담보대출이 2009년 말 14%에서 지난해 말 22%로 커졌고, 신용대출은 14%에서 17%로 늘었다. 신협 신용대출은 지난해 10월 8∼10등급 대출 비중이 4%에서 2개월새 6%로 커졌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이용 금액도 8∼10등급 비중은 2009년 말 6%대에서 지난해 말 8%대로 늘었다. 신용등급별 전체 가계대출 비중도 1∼3등급은 2008년 말 35.7%, 2009년 말 34.9%, 2010년 말 33.7% 등으로 낮아진 반면 서민과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4∼7등급은 같은 기간 54.6%, 55.8%, 57.8% 등으로 높아졌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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