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카드수수료 인하 검토”
카드업계 “실질효과 없어” 반발
카드업계 “실질효과 없어” 반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주유소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필요성을 언급해, 그 실현 가능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주유소의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평균 수수료율 2.2%보다 낮지만 인하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현행 1.5%인 주유소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에서 사용된 신용카드 결제액은 모두 31조원으로 카드사들이 벌어들인 수수료는 4500억원 가량인데, 이 가운데 일부를 소비자 또는 주유소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재래시장 수수료율 1.6~1.8%보다도 낮은 주유소 수수료율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기름값 인하보다는 주유소의 마진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 카드사가 백번 양보해 인하를 하더라도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뿐 아니라, 주유소가 그만큼 인하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수수료율을 1.5%에서 1.2%로 낮추면 수수료는 30원에서 24원으로 6원이 줄어드는데, 이 정도로는 가격인하를 피부로 느낄 수도 없고 오직 주유소 마진만 늘어날 뿐이라는 얘기다.
신용카드 수수료율 관리 주무 부서인 금융위원회도 회의적인 분위기가 강한 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유소 수수료율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면 검토해봐야겠다”면서도 “중소자영업자 등 경제적 약자의 권익보호와 금융비용 경감 차원에서 수수료율 인하를 논의한 적은 있지만, 특정 업종의 수수료율을 놓고 논의해본 적은 없다”며, 수수료율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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