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혁신 능력·글로벌 감각 의문
민영화 역량 결집 이끌어야
민영화 역량 결집 이끌어야
내부 출신인 5명의 후보가 지원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차기 우리은행장 경쟁에서 이순우(61·사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이 승리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2일 4차 자회사 행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이 수석부행장을 우리은행장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부행장은 24일 주주총회를 거쳐 은행장에 취임한다. 경남은행장에는 박영빈(57) 행장 직무대행이 결정됐으며 광주은행장은 송기진(59) 현 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장에 내정된 이 수석부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71년 상업은행(한일은행과 합병해 우리은행이 됨)에 입행해 상업은행 홍보실장,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을 거쳤고, 2008년 6월부터 수석부행장직을 맡고 있다. 이 내정자는 고려대를 나온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출신 대학이 다른데다, 합병 이후 상업은행 출신의 첫 우리은행장이라는 점에서 조직 통합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5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선배이고, 은행 내부 업무에도 정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 회장이 그동안 차기 은행장 덕목으로 강조해 온 혁신 능력과 글로벌 감각에서는 이 내정자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뒤진다는 평가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 이 회장이 청와대 쪽 의중과 달리 다른 후보를 밀어 막판 낙점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이 회장은 이날 차기 행장 후보를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나와 “저와 뜻이 맞는 은행장을 선정했다”며 “글로벌 금융회사로서 손색없는 금융그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당장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조직 역량을 모으는 한편, 행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을 봉합해 조직 화합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내정자는 “우리은행은 지주회사의 맏형인 만큼 최전방에서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강점인 기업금융을 살려 금융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등 1등 은행의 은행장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 화합과 관련해서는 “외부에서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10년이 된데다 후배를 평가할 때 출신 등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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