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지수 전분기대비 10.9p↓
일본에서 부품을 수입해 반도체 장비를 제조하는 중소기업 ㅅ사는 일본의 동북부 대지진 여파로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지진 직격탄을 맞은 일본 센다이 지역에 거래처의 생산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재고도 충분하지 않은데다 수입처를 급작스레 바꿀 수도 없는 터라 한숨만 내쉬고 있다.
대외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망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수출기업 1003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1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을 보면, 2분기 수출경기 전망지수는 105.4로, 1분기(116.3)보다 10.9포인트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지난 분기보다 다음 분기의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는 업체가 아직 더 많기는 하지만, 수출 전망 자체는 전분기에 견줘 많이 어두워진 셈이다.
7분기 내리 120을 웃돌던 ‘수출상담’지수도 107.8로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농산물과 수산물 등 1차산업 수출경기 전망지수가 각각 79.2와 74.4로 지난 분기(111.1, 112.5)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 제품 전망지수도 3분기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출계약’(121.1)과 ‘설비가동률’(111.4) 전망은 여전히 밝았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28.6%)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20.6%)를 꼽았고, 이밖에 ‘수출국의 경기 부진’(13.7%), ‘중국 등 개도국의 시장 잠식’(9.5%) 등이 뒤를 이었다.
김여진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중동사태와 일본 지진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차원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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