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이 중앙정부 간부 퇴직자의 민간기업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오쿠다 히로시 게이단렌 회장은 오는 11일 회장단 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제안해 큰 반대가 없으면 1500여 회원기업과 업계 단체에 정식 요청할 방침이다. 회장의 요청은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의 사례에 비춰 상당한 구속력을 갖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쿠다 회장은 회의에서 이런 방침에 대한 반대 의견이 강하면 일정 기간이라도 낙하산 인사를 자제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단렌의 방안은 구체적으로 중앙정부 부처의 과장과 심의관, 국장 등 간부 출신이나 정부 관계기관 임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20~30대 젊은 공무원의 민간기업 전직은 정부와 기업의 유착으로 연결되지 않는 만큼 막지 않을 방침이다.
경제계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드러난 사상 최대 규모의 철제교량 공사 수주담합을 ‘낙하산’ 출신인 전직 관료들이 주도한 사실이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중앙정부 과장급 이상의 낙하산 인사는 전년에 비해 12명 늘어난 86명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이단렌의 방침이 확정되면 낙하산 방식의 업계 재취업이 상식처럼 돼 있는 일본 공무원 사회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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