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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힘빠진 고환율 “올해 1020원까지 하락”

등록 2011-04-07 21:14수정 2011-04-07 22:09

원-달러 환율 추이 & 원-달러 환율 10% 하락이 거시 경제에 미치는 효과 & 2011년 원-달러 환율 전망
국내기업 환율변동 촉각
소비자물가 안정에 도움…유통 등 내수업종도 호재
자동차·전자 등 주력업종 수출기업 경쟁력은 약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한국 경제가 ‘고환율 시대’를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정부도 최근 물가대란이 지속되자 기존의 ‘고환율 기조’를 고수하지 않을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를 낮춰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는 데는 보탬이 되지만, 그간 고환율 덕에 재미를 보던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도 낳는다. 주요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연중 1020원까지 떨어질 전망”…수출업계 긴장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30개월 만에 1100원대 아래로 떨어진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민간 연구소들도 환율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환율 1100원 붕괴의 배경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내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으로 1060원, 연중으로는 1020원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평균 기준으로 1000원대 원-달러 환율은 2007년(929.2원)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08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를 쓴 정영식 연구위원은 “원화 강세는 수출 감소와 수입 증가를 유발해 국제수지를 악화시키고 경제성장률을 저하시킬 것”이라며 “반면에 수입 물가 하락을 유발해 물가불안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은 0.54%포인트 줄고 수입이 0.76%포인트 늘어나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전자 등 주요 수출업종들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수출비중이 크기 때문에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액이 약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가량 낮아진다”고 말했다. 엘지전자 쪽도 “지난해 4분기 이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하루 단위로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 변동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경쟁력을 주된 무기로 삼아온 수출 중소기업의 경우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수출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 환율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은 1062원이라고 한 데 비해 중소기업은 1150원이라고 답한 바 있다.

환율 영향 최소화 채비…철강·내수 등은 혜택 볼 수도 그럼에도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 아직까지는 견뎌낼 만한 수준이라는 분위기다. 2005~2007년에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까지 하락했던 것과 견주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데다, 당시 저환율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마다 나름의 대응전략을 마련해놨기 때문이다. 김견 기아자동차 상무는 “4~5년 전과 달리 국외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수출 물량이 전체의 절반 정도가 된다”며 “현재 환율은 올해 경영계획을 짤 때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웅 엘아이지(LIG)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07년 저환율 시기에 받은 충격을 계기로 자동차업계가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차량 개발 및 판매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어 타격이 이전보다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환율 하락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철강업계는 대체로 느긋한 분위기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이르기 때문이다. 내수 업종도 환율 하락 덕을 볼 수 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 등은 수입물가가 낮아져 이에 따른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정유업계엔 환율 하락이 양날의 칼이다. 원유를 국외에서 들여와 정제해 만든 석유제품 절반 이상을 국외에 되파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저환율 소식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원유를 사들이는 대금을 주로 단기 대출금(유전스)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달러 표시의 대출금 평가액이 줄어들어 순이익엔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백영찬 에스케이(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스케이에너지의 경우 연간 기준으로 환율이 100원 떨어질 경우 영업이익은 1110억원 줄어들고, 당기순이익은 200억원 정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황보연 김경락 황예랑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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