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5년2개월 모아야 서울서 전세 마련

서울시내 109㎡(33평) 아파트 전세값 마련기간

작년 ‘5년’보다 2개월 늘어
강남구에선 8년9개월 걸려
*전세:109㎡ 아파트

도시근로자 가구가 5년2개월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시내 33평짜리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뱅크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당 소득과 이달 현재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을 분석한 결과, 한 가구가 가계지출 없이 서울의 109㎡(33평)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평균 5년2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같은 면적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5년)보다 2개월 늘어난 것이다. 서울 시내 109㎡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4월 2억1509만원에서 올해 4월 2억4828만원으로 15.43% 올랐지만 도시근로자 가구당 소득은 월 388만원에서 399만원으로 1년 새 2.84%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구별로는 강남권과 강북권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달 현재 평균 월 소득으로 해당 지역의 109㎡ 아파트 전셋값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강남구(4억2658만원)가 8년9개월로 가장 길었다. 송파구(3억7936만원)는 7년9개월, 용산구(3억2136만원)는 6년7개월, 서초구(3억1075만원)는 6년4개월, 광진구(2억9568만원)는 6년1개월이 각각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강북구(1억6315만원)와 서대문구(1억6558만원)가 3년4개월, 금천구(1억6785만원)와 중랑구(1억7094만원)는 3년5개월, 은평구(1억8122만원)는 3년7개월 등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기간이 짧았다.

조혜미 부동산뱅크 연구원은 “월급을 한푼도 쓰지 않는 것을 전제로 계산했으며, 생활을 위한 가계지출과 대출이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실제로 전셋집을 구하는 데는 훨씬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현재 도시 근로자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 399만원에서 월평균 가계지출 315만원을 빼면 84만원에 불과해, 이 돈만으로 서울 시내 109㎡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려면 평균 24년6개월이 걸리는 셈이다. 박영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