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건설산업 부동산프로젝트(PF) 대출 현황
LIG건설·삼부토건 이어
PF대출 만기 연장못해
입주자 피해는 없을듯
PF대출 만기 연장못해
입주자 피해는 없을듯
시공능력 35위의 동양건설산업이 1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 12일 삼부토건(34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사흘 만이다. 흑자 경영을 이어가면서 겉보기에는 멀쩡했던 두 중견 건설사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시장에선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모든 금융기관에서 우리 회사의 거래 계좌를 동결하고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법정관리 신청 배경을 설명했다.
시공능력 30위권대의 두 중견 건설사가 나란히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된 화근은 서울 강남의 고급주택 개발 사업이다. 두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공동으로 서초구 내곡동에서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벌여 왔다. 이 사업은 무허가 판잣집이 밀집된 헌인마을 일대 13만2379㎡에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고급 주거단지를 짓는 사업으로, 애초 지난해 이전에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부동산경기 침체와 인허가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모두 15일로 돌아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선 추가적인 담보가 필요하다는 채권금융기관의 요구를 받고 협상을 벌이던 중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손을 들고 말았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의 피에프 대출은 총 4270억원으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절반인 2135억원씩 보증했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흑자를 낼 정도로 재무구조가 비교적 양호한 회사였다. 1969년 동양고속건설로 설립된 이 회사는 고속버스 운송사업 외에 전기, 도로, 항만, 철도 등의 토목사업을 벌이다가 2000년대 들어 주택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파라곤’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2005년 운수 부문은 동양고속운수로, 건설 부문은 동양건설산업으로 분사한 뒤 전기업체인 동양에너지와 동양그린발전, 자산관리운용사인 오산개발에이엠시 등 계열사를 잇따라 설립해 사세를 키웠다. 지난해는 매출액 1조366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말 현재 회사의 총 피에프 대출 잔액은 4921억원에 이른다.
동양건설산업은 삼부토건에 비해 아파트 분양사업의 비중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최근 신규 분양이 없어 입주자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건설산업이 2007년 분양한 경기 남양주 호평 파라곤과 화성 동탄 파라곤의 입주가 지난해 말 마무리된 이후 진행 중인 새 아파트 공사는 없다.
두 건설사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채권금융기관 쪽은 “무책임한 자세”라고 선을 그으면서 협상을 통해 철회해야 한다는 태도다.
두 회사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에 대해 한묶음으로 법정관리를 철회하는 방향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다음 주 안으로는 협상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정혁준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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