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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피소 ‘시타델’이 살렸다

등록 2011-04-22 09:36

두꺼운 철판으로 둘러싸…비상식량 완비
한진톈진호의 선원들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한 ‘시타델’(citadel)이 주목받고 있다. 사전적으로 ‘요새’라는 뜻의 시타델은 해적 공격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몸을 숨길 수 있는 일종의 대피소다. 두꺼운 철판으로 둘러싸여 외부에서 부수고 들어올 수 없도록 견고하게 제작돼 있지만, 비상식량과 통신 시설이 갖춰져 있다.

해적들의 공격이 시작되자 선원들은 평소 익힌 매뉴얼대로 시타델로 대피하기 직전 선박의 엔진 등 모든 기관장비를 정지시키고 문을 봉쇄했다.

운항 능력이 있는 선원이 없으면 배를 움직일 수 없어 해군의 구조를 기다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24일 위험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한해서 시타델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이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는 내용의 선박설비기준을 개정했다. 선원만 알아볼 수 있는 장소에 강철로 만들고, 출입문 2개의 두께 합은 13㎜ 이상으로 외부에서 쉽게 열 수 없는 잠금장치를 사용하도록 했다. 또 구난식량과 음료수, 응급의료구, 간이화장실, 공기공급장치를 설치하고 위성통신 설비도 구비해야 한다. 한진톈진호의 경우 시타델을 이미 설치했고, 고시 이후 규정에 맞게 설비를 강화했지만 위성통신 장비는 설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위성통신 장비는 육상에 입항했을 때 설치가 가능하다”며 “따라서 5월 부산항 입항 이후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시타델 덕분에 선원들이 납치를 모면한 사례가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아라비아해에서 해적들이 필리핀 선적 화물선을 납치하려고 시도했지만, 선원들이 부근의 미군 함정에 구조 신호를 보내고 선박 안 대피소로 들어가 화를 면했다. 당시 팰콘트레이더 2호에 탑승했던 선원 20명은 보트를 타고 접근한 해적들이 배에 오르는 과정에서 미군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 전단에 도움을 요청한 뒤 대피소로 들어갔고, 해적들은 미군 헬리콥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한국 해군 청해부대가 삼호드림호 선원들을 구출한 지난 1월21일에 자국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구출된 말레이시아 화학제품 운반선 붕가로렐호에서도 선내 대피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 선원 23명은 해적들이 배에 오르는 가운데 해군의 지시로 대피소로 들어갔고, 몇 차례 대피소 문을 부수려던 해적들은 결국 실패하고 격퇴당했다.

정은주 이본영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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