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 대출 작년 17% 급증
한국은행이 저소득·저신용계층의 가계대출 부실화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이 28일 내놓은 ‘2011년 1분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215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조2000억원(16.7%)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가계대출에서 서민금융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전년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저신용등급(7~10등급)에 대한 가계대출 비중은 27.9%였다.
문제는 이들 기관의 대출 증가 속도가 소득증가율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부실 위험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27.4%인데 견줘 서민금융회사의 대출증가율은 42.6%에 이른다.
이와 함께 금리가 15~22%에 이르는 신용카드사의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등)도 지난해 17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원 증가했다. 저신용층의 경우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도 2009년말 36.8%에서 지난해말 42.1%로 높아졌다. 현금서비스 한도가 100만원이라면 평균 42만1000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저소득·저신용층의 가계부채가 고금리의 제2금융권으로 옮아가면서 서민층이 가계부채 대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서민층이 주로 이용하는 가계대출이 크게 늘고, 소득 대비 대출 비중이 높아 채무 상환능력이 낮다”며 “저소득계층의 소득 개선이 부진할 경우 가계대출이 빠르게 부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가계부채 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모두 9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증가 규모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이 지난해 146%로 미국(120%), 일본(111%)에 견줘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구조적 취약성에 노출돼 있다. 고가주택일수록 소득 대비 담보대출액이 600%를 넘어서는 과다차입 비율이 높고, 원금상환 없이 매달 이자만 납입하는 대출 비중도 78.4%에 이른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실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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