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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은값 폭등뒤 급락 ‘실버 목요일’ 다시 오나

등록 2011-05-10 20:36수정 2011-05-10 21:11

국제 은값 최근 추이
국제 은값 최근 추이
4월 온스당 48달러 찍고 5월 첫주에만 30% 떨어져
거래증거금 인상결정 여파…미 정부, 투기세력 촉각
*실버 목요일 : 30년전 은값 대폭락 사태
‘마의 50달러’와 ‘실버(은) 목요일’. 국제 은값이 최근 온스당 50달러 벽에 부딪히며 추락하자 일부에선 31년 전에 발생했던 은값 대폭락 사태(‘실버 목요일’)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온스당 48.5달러까지 올랐던 은값은 5월 첫주에만 30% 가까이 폭락하며 원자재값 급락을 주도했다. 은값은 이번주 들어 반등해 7월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일(현지시각) 현재 온스당 37.1달러다.

30여년 전 희대의 은 투기사건이 헌트 형제에 의해 일어났다. 텍사스 석유재벌의 2세인 헌트 형제는 오일쇼크로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자 1974년 은 투기를 모의했다. 당시 은값은 온스당 2.5달러에 불과했다. 선물거래로 은을 산 뒤 현물을 매집했고, 사들인 은을 담보로 돈을 빌려 다시 은을 샀다. 이들이 매수한 은 규모는 100억달러(약 11조원)로 당시 세계 유통량의 절반이 넘었다.

마침내 은값은 1980년 1월18일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48.7달러까지 오르며 5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올해 4월 말과 거의 같은 가격이다. 이때 은값 폭등에 따른 경제위기를 우려한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연방준비제도가 시장에 개입했다. 1인당 은 보유량을 최대 300만온스로 제한하자 헌트 형제는 그동안 사모은 은을 팔아야 했다. 당연히 은값은 곤두박질쳤다. ‘실버 목요일’로 불리는 1980년 3월27일 온스당 16달러로 주저앉으며 은색은 잿빛으로 변했다.

은값이 급락한 지난주 중 가장 큰 낙폭(8%)을 보인 날도 목요일인 5일이었다. 이번에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개입이 폭락을 불렀다. 지난 3일 은의 거래 증거금을 13% 올린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품거래소는 올해 들어서만 증거금을 여섯 차례 올렸으며 그중 다섯번이 지난달 말에서 이달 초 사이에 집중됐다. 투기세력을 압박하는 이런 조처의 배후엔 미국 정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유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와 연방준비제도 등과 함께 투기세력을 축출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총력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50달러를 향해 은값을 밀어올린 ‘21세기 헌트 형제’는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사람이 아닌 펀드를 지목한다. 2006년 4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은 상장지수펀드(SLV)의 최근 은 보유량은 1만t을 웃돌아 30여년 전 헌트 형제가 보유한 5600t보다 훨씬 많다.

전문가들은 원자재값의 방향을 점칠 수 있는 지표로 은을 주목하고 있다. 상품가격 하락 국면에서는 은값이 금이나 원유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서다. 이원재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동성이 아직은 풍부해 달러가 추세적인 강세로 전환되지 않는 한 은값이 헌트 형제 사건 당시처럼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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