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셰 사프디
세계적 건축가 모셰 사프디
“서울의 옛동네와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을 최대한 보존하고 이미 한 차례 개발을 거친 도심지를 한국적 개성을 살리면서 고밀도로 활용해 나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설계한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모셰 사프디(72·사진)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서울에 대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골목길과 초고층빌딩이 공존하는 매우 독특한 도시”라고 평가하면서 “초고층건물을 지을 때 서울 특유의 활발한 거리 문화와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쌍용건설의 초청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프디는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녹지와 공공장소 등을 확보하려면 정원을 건물 안에 집어넣거나 아예 건물 위로 올리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구성하는 건물 3개동 위에 수영장, 전망대, 산책로 등을 갖춘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설치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 호텔은 쌍용건설이 시공을 맡았는데, 건물이 지상에서 최대 52도 기울어지며 올라가는 난공사로 화제가 됐다.
사프디는 이밖에도 캐나다 국립박물관, 워싱턴 미국평화본부, 이스라엘 라빈 기념센터, 인도 칼사 전통문화유산 기념관 등을 설계했다. 사프디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국제설계 공모에 참여해 최종 9개 컨소시엄 후보에 올라 있다. 그는 “서울의 동대문, 남대문이 그랬던 것처럼 인천공항에 내린 외국인들이 ‘아, 한국으로 들어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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