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문인력 30%이상 증원… 삼성, 전담조직 신설·일원화
국내 기업들이 ‘특허 전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의 특허침해 공세에 대응하고, 신수종 사업과 관련한 특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엘지(LG)전자는 현재 200명 수준인 ‘특허센터’ 전문인력을 오는 2013년까지 260여명으로 30% 이상 늘리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엘지전자는 이를 위해 변호사·변리사·기술 전문가 같은 특허 전문인력의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엘지전자는 특히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특허 분쟁이 치열한 지역과, 유기발광다이오드(LED)와 태양전지 등 미래 신수종 사업 분야의 특허권 방어에 집중해 전문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엘지전자는 또 기존 특허센터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서울대 대학원과 카이스트 등의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국외 로스쿨 연수도 추진하는 한편, 연수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직원은 ‘글로벌 특허 전문가’로 임명할 방침이다. 이정환 엘지전자 특허센터 부사장은 “치열해지고 있는 ‘총성 없는 특허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신수종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술 및 지적재산권 보호의 첨병인 특허 전문가 확보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아이피(IP)센터’란 특허 전담조직을 신설해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특허 관리 및 대응 기능을 일원화한 바 있다. 현재 아이피센터에는 450여명의 특허 전문인력이 배치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출원과 관리는 각 사업부에서 담당하고,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대응은 아이피센터가 맡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와 샤프, 마쓰시다 등 일본 전자업체들은 국내 기업들보다 훨씬 앞서 특허 전담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확충해왔다.
이처럼 기업들이 특허 보호 및 특허 침해 소송 대응 조직과 인력을 강화하는 것은 기술 개발 못지않게 특허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허 침해 맞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만일 삼성전자가 이 소송에서 패할 경우엔 애써 일군 스마트폰 시장을 고스란히 내줄 수 있다. 이밖에 엘지전자는 텔레비전 및 휴대전화 기술과 관련한 특허 침해 문제로 일본 소니와 맞소송 중이고, 서울반도체 등은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기술 특허 침해 건을 놓고 네덜란드 필립스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연구활동의 부산물이자 사업활동 보호를 위한 방어용으로 여겨지던 특허를 독립적인 수익창출 수단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런 특허 생태계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 강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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