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이라크에 10만가구 새도시 만든다

25일(현지시각) 이라크 총리 관저에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72억5000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새도시 건설 프로젝트 공사계약을 체결한 뒤 박석범 주이라크 대사(맨 왼쪽),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총리(세번째)와 사미 알 아라지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맨 오른쪽)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건설 제공

72억5천만달러에 수주…단독 국외건설 사상최대
설계

한화건설이 국외 건설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새도시 프로젝트를 따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에 새도시를 조성하고 국민주택 10만가구를 짓는 공사를 72억5000만달러(8조원)에 수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단독 프로젝트로는 국내 업체의 국외건설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은 25일(현지시각) 이라크 총리 관저에서 누리 카밀 알말리키 총리와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을 만나 새도시 건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살만 팍 지역에 1830만㎡ 규모의 새도시를 조성하고 국민주택 10만가구를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새도시 조성이 17억5000만달러, 국민주택 건설이 55억달러에 이른다. 한화건설이 설계·조달·시공 모두 맡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사 기간은 설계 등 준비 기간까지 포함해 7년이다. 착공은 오는 10월 예정이다.

이 새도시는 이라크전쟁 이후 심각해진 바그다드의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가 처음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분당 새도시(1960만㎡)와 비슷한 규모다. 여기에는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의 저층 공동주택이 공급면적 기준으로 100㎡ 6만가구, 120㎡ 3만가구, 140㎡ 1만가구씩 지어진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인천 에코메트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를 수주한 사업 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을 따냈다”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리의 새도시 개발 역량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에코메트로는 한화건설이 인천 남동구 논현동 238만㎡에 1만2000여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국내 최대의 도시개발사업이다. 지난 4월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이 헬기를 타고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 업체가 국외에서 따낸 가장 큰 건설사업은 지난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원전(4기) 건설 프로젝트(186억달러)다. 그러나 이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두산중공업, 한국전력 등 컨소시엄이 공동으로 수주한 것으로, 단독 공사로는 이번 이라크 새도시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그 이전까지는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2단계 공사(64억5900만달러)가 최고 기록이었다. 또 국외 새도시 건설 프로젝트로는 대우건설이 베트남 북부 하노이시 인근 약 208만㎡ 터에 5000여가구 주택과 업무용 빌딩, 쇼핑센터 등을 개발하는 ‘따이호따이 새도시’ 프로젝트(10억달러)가 가장 큰 규모였다.

최종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