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기업 첫 핵심공정 현지화
삼성전자가 30일 중국 장쑤성 쑤저우의 쑤저우공업원구에서 7.5세대 엘시디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외자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내에서 엘시디 핵심 공정인 팹(FAB)을 현지화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한국, 대만 기업들은 첨단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본국에 핵심공정 공장을 두고 중국에서는 모듈 제작 등 후반 공정 공장만을 가동했다.
이날 착공한 쑤저우삼성엘시디(SSL)엔 삼성전자, 쑤저우공업원구, 중국 텔레비전 제조업체(TCL)가 각각 6 대 3 대 1의 비율로 30억달러를 투자했다. 원판유리 기준 월 10만장을 투입할 수 있는 공장을 17만3000평 부지에 지어 2013년 초 가동할 예정이다. 착공식에는 강호문 중국삼성 부회장과 장원기 삼성전자 엘시디사업부 사장, 마밍룽 쑤저우공업원구 서기,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 리쉐융 장쑤성 성장, 장샤오창 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 등이 참석했다. 장원기 사장은 “중국은 40인치 이상으론 이미 세계 최대 엘시디 시장”이라며 현지 팹 건설로 관세·인건비·물류비 등을 절약할 수 있어 가동 뒤 1~2년 안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엘시디 시장 불황으로 고심중인 한국·대만·일본 업체들은 최근 중국 시장을 두고 중국 토종기업들과 함께 ‘4국지’ 경쟁을 벌이는 형세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지난해 말 중국 정부로부터 차세대 엘시디 공장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대만의 AUO와 CMI를 비롯해 일본 샤프 등도 중국 내 생산라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BOE와 TCL 등 중국 토종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쑤저우/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