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서브원도 MRO 사업조정 합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소상공인 “불매” 반발 열흘 만에
“중소기업에 신규영업 하지 않겠다”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을 담당하는 엘지(LG)그룹 계열사 서브원이 “중소기업에는 신규영업을 하지 않고, 계열사가 아닌 다른 대기업과의 신규거래도 자제하겠다”고 공구·베어링 중소유통상인들과 13일 합의했다. 지난 3일 삼성 등 다른 대기업 엠아르오 계열사 3곳이 사업조정에 합의할 때 최종 서명을 거부하는 바람에 소상공인들이 “엘지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반발하자 열흘 만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날 한국산업용재공구상협회와 한국베어링판매협회가 서브원을 상대로 낸 사업조정 신청을 중재한 결과, “서브원의 신규영업은 그룹 계열사와 대기업으로 한정한다”는 문구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브원은 계열사 1차 협력업체라 하더라도 직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서브원은 또 기존 거래중인 중소기업과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거래를 끊고, 계열사가 아닌 일반 대기업 영업은 줄여나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일반 대기업 영업축소 실적은 중소기업청이 관련 증빙자료를 받아 확인할 방침이다. 엘지그룹 쪽은 “중소기업 쪽에서 우수회원사를 추천하면 판로지원을 위해 서브원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임병재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사업조정팀장은 “1차 협력사라 하더라도 중소기업이면 영업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앞서 합의했던 코오롱 계열사(코리아이플랫폼)보다 전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대·중소기업과는 아예 신규거래를 트지 않기로 한 삼성, 포스코 계열 엠아르오사의 합의 수준에는 못 미친다.

황예랑 김재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