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만가구서…수도권 내년까지 32만가구도 ‘빨간불’
정부는 올해 전국에 공급할 예정이던 보금자리주택 21만가구를 15만가구로 줄이기로 했다. 그린벨트까지 허물어 내년까지 수도권에 보금자리주택 32만 가구를 지으려던 구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보금자리주택 전체 사업승인 물량을 10만가구로 잠정책정하고, 최근 국토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공급하겠다고 밝힌 보금자리주택 21만가구 중 엘에이치가 건설해야 할 16만8000가구에서 6만8000가구 모자란 것이다. 정부는 2012년까지 전국에 보금자리주택 74만가구를 건설할 예정이지만 지난해까지 절반에 훨씬 못미치는 31만가구 공급에 그쳤다.
이 가운데 서민들의 관심이 큰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주택의 올해 사업승인 물량은 엘에이치와 지방공사 물량을 합해 4만가구를 넘지 못할 전망이어서 애초 정부가 약속했던 내년까지 32만 가구 공급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수도권 그린벨트 보금자리 지구에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간 사업승인을 받은 물량은 모두 9만5000가구에 불과하고, 올해 물량을 합치더라도 전체 목표치의 42%인 13만5000가구에 그친다. 공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에만 19만5000가구의 사업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엘에이치의 자금난과 그린벨트 용지 고갈 등의 여건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연간 40만 가구 주택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져 주택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2012년까지 3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의 기간을 좀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충환 국토부 공공주택총괄과장은 “2018년까지 150만가구 건설 계획은 변함이 없으며 보금자리 공급 차질 우려에 대해서는 민간참여 허용 등 다양한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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