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직제 개선
고급 승용차 제공하는 등
사무직 임원과 같은 대우
고급 승용차 제공하는 등
사무직 임원과 같은 대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엘지디스플레이(LGD)에서 기능직 출신 임원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액정화면(LCD) 패널 생산업체인 엘지디스플레이(LGD)는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기능직을 대상으로 ‘전문위원’과 ‘임원’ 등의 직급을 새로 추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엘지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직급 체계를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기능직 임원도 회사로부터 고급 승용차를 제공받는 등 사무직 출신 임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현행 기능직 직급체계는 ‘오퍼레이터→ 반장→ 계장’으로 단순화돼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인력이 기능직으로 입사하면 오퍼레이터가 되고, 7~8년차쯤 반장을 거쳐 15~20년차쯤 계장 자리에 오른다. 더 이상의 승진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직급 체계에선 오퍼레이터와 반장 사이에 ‘생산테크’란 직급을 두고, 계장 이후에도‘수석계장’과 ‘전문위원’, ‘담당’, ‘임원’ 자리가 만들어진다. 전문위원과 담당, 임원은 업무 성격상 호칭만 달리할 뿐, 모두 임원대우를 받는 자리다. 현재 엘지디스플레이 전체 임직원 3만5000여명 가운데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기능직은 2만3000여명에 이른다. 고졸 기능직 사원에게 임원 승진의 문호를 공식 체계상 개방하는 것은 엘지디스플레이가 처음이다.
권영수 엘지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6일 오후 열린 ‘기능직 비전 선포식’에서 기능직 임원 자리 신설 계획을 소개하며, “엘지디스플레이가 1등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직원들이 꿈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석호진 엘지디스플레이 노조위원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임원 대우를 받는 자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기능직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엘지디스플레이의 기능직 직급 체계 개선은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뒤 다시 대학에 진학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무직과 기능직에 대한 편견 없이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의 비전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기점이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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