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할인’ 종료전 사재기 의혹
GS칼텍스 여수공장 고장 드러나
GS칼텍스 여수공장 고장 드러나
경기도 등 일부 지역 주유소에서 판매할 기름 물량이 동나는 등 ‘기름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1리터당 100원씩 인하됐던 휘발유와 경유 값이 다음달 7일부터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는데다, 지에스(GS)칼텍스 여수공장 일부 생산설비 고장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2일 지에스칼텍스는 한국석유공사에 경유 87만배럴을 긴급 임차 신청해 다음주부터 주유소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중질유 분해시설이 고장난 데 이어, 18일 등경유 탈황장치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난 열흘간 모두 80만배럴가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등경유 탈황장치는 이날 설비 보수가 끝났지만, 중질유 분해시설은 이르면 25일에나 가동이 정상화될 예정이다.
지에스칼텍스 관계자는 “이달 들어 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나 급등하는 바람에, 설비 고장이 아니더라도 물량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달 1~15일 휘발유와 경유 공급물량이 전년보다 14~20% 늘어났다.
이를 두고 일부 정유업계에선 물량 부족이 주유소들이 ‘기름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주유소 운영자들이 기름값이 오르기 전에 사뒀다가 비싼 값에 팔면 그만큼 이익이 남기 때문에, 앞다퉈 기름을 미리 받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에스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3사는 4월7일부터 석달간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1리터당 100원씩 인하해주기로 했는데, 다음달 7일이면 할인 기간이 종료된다.
지에스칼텍스가 국내에 공급될 물량을 빼내서 수출 물량부터 채워줘 기름 품귀 현상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부에서 제기됐다. 지에스칼텍스 쪽은 “수출 물량 선적과 국내 주유소 수급 계획은 이미 두세달 전에 수립됐기 때문에 일부 주유소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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