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삼성 창업주 가계도
재계 “삼성, CJ 탈락시킬 목적 포스코 손잡아”
CJ, 삼성 ‘이중플레이’ 반발…법적 대응 나서
CJ, 삼성 ‘이중플레이’ 반발…법적 대응 나서
대한통운 지분 매각 작업이 삼성 쪽의 ‘이중 플레이’로 시작 단계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인수전에 뛰어든 씨제이(CJ)가 인수전을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시킨 책임을 물어 삼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상황이 꼬이고 있다. 입찰 제안서 접수 절차까지는 일단 무사히 끝났으나 후속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 포스코-CJ 2파전으로 좁혀졌으나… 27일 마감된 대한통운 본입찰에는 포스코-삼성에스디에스(SDS) 컨소시엄과 씨제이가 각각 참여했다. 애초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롯데는 막판에 인수전에 불참했다. 롯데 관계자는 “매각 대상에서 금호터미널이 빠지면서 시너지 부분이 약해졌다”며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대한통운 매각 입찰 금액은 1조4000억~1조7000억원 정도로, 올해 예정된 국내 인수·합병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관사들은 오는 29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대한통운 인수전은 애초 롯데-씨제이-포스코 3파전 구도로 예상됐다. 하지만 입찰 제안서 접수를 나흘 앞두고 삼성에스디에스가 느닷없이 포스코와 손을 잡아, 포스코-삼성에스디에스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럼에도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씨제이가 삼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서, 대한통운 매각 작업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만일 포스코-삼성에스디에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씨제이가 이에 불복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매각 절차가 중단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증권은 삼성에스디에스가 포스코와 손잡기로 한 날 씨제이와 맺은 대한통운 매각 자문사 계약을 철회했다. 씨제이는 “삼성증권 쪽에 입찰 가격 정보까지 넘겼다”고 주장했다.
■ 삼성과 CJ 해묵은 갈등이 배경? 삼성이 ‘범삼성가’에 속하는 씨제이 대신 포스코와 손잡은 것과 관련해 재계에선 삼성과 씨제이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형제그룹인 삼성과 씨제이 간 갈등의 싹은 씨제이를 일군 주인공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가계도로 보면 이맹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삼성가의 장손인 셈이다.
실제로 두 그룹은 과거 여러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93년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수상록 <묻어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창업주 사망 뒤 ‘제일’ 자가 들어가는 삼성 계열사들과 안국화재를 (아들인) 재현이에게 넘겨주기로 했는데, 이건희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게 발단이 됐다. 이 전 회장은 1994년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대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대권을 넘기면서 차기엔 아들 재현이에게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에 그치고 말았지만 삼성가를 발칵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이후에도 씨제이 쪽에선 삼성이 자신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삼성이 이맹희 전 회장 쪽의 계열분리를 방해하고, 이학수 당시 삼성화재 부사장을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파견하기도 했다는 것이 씨제이 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씨제이는 보도자료를 내어 “삼성에스디에스의 지분투자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없이 자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 “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정황상 이번 인수전에서 보인 삼성의 행동이 오해를 살 만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삼성이 외형상 이미 큰 차이가 나는 씨제이와 총수 일가를 견제할 의지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래전 계열 분리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이미 오래전 일”이라며 “이번 인수전 참여는 전적으로 삼성에스디에스의 경영상 판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아랍에미리트에 UDT 10여명 추가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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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두 그룹은 과거 여러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93년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수상록 <묻어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창업주 사망 뒤 ‘제일’ 자가 들어가는 삼성 계열사들과 안국화재를 (아들인) 재현이에게 넘겨주기로 했는데, 이건희 회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나선 게 발단이 됐다. 이 전 회장은 1994년에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대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대권을 넘기면서 차기엔 아들 재현이에게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밝혔다. 전 회장의 일방적 주장에 그치고 말았지만 삼성가를 발칵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이후에도 씨제이 쪽에선 삼성이 자신들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의심을 풀지 않고 있다. 삼성이 이맹희 전 회장 쪽의 계열분리를 방해하고, 이학수 당시 삼성화재 부사장을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파견하기도 했다는 것이 씨제이 쪽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씨제이는 보도자료를 내어 “삼성에스디에스의 지분투자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없이 자행됐다고 믿을 수 없다”며 “삼성의 의도가 무엇인지 끝까지 추적해 밝혀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정황상 이번 인수전에서 보인 삼성의 행동이 오해를 살 만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삼성이 외형상 이미 큰 차이가 나는 씨제이와 총수 일가를 견제할 의지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래전 계열 분리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이미 오래전 일”이라며 “이번 인수전 참여는 전적으로 삼성에스디에스의 경영상 판단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아랍에미리트에 UDT 10여명 추가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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