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 보고서 전망치
한국쪽 피해 추정과 5.2배차
정부 분석 제대로 했나 의문
한국쪽 피해 추정과 5.2배차
정부 분석 제대로 했나 의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 농산물의 대한국 수출이 연평균 19억3300만달러(2조1000여억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미국 쪽에서 나왔다. 이는 협정에 따른 미국산 농업 수입 증가액이 3억7000만달러에 그칠 것이란 우리 쪽 전망의 5.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따라 농축산 분야 피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일 미국 농무부가 지난 4월에 발간한 ‘통상협정이 미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의 관세가 없어지고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이 늘어나 미국산 농축산물의 대한국 수출 증가액이 연평균 19억33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07년 4월 추정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미국산 농산물 수입 증가액 3억7000만달러의 5.2배, 농산물 생산감소액 6698억원의 3.1배에 이르는 것이다. 정부는 농촌경제연구원의 경제적 효과 분석을 토대로 피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 농무부 보고서는 협정 발효 이후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유제품의 한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관세 40%가 15년간 균등 철폐되면서 연평균 5억6300만달러가량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 5억180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돼지고기는 22.5~25%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미국의 수출액이 연평균 2억7600만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원유·치즈 등 유제품은 주로 저율관세할당으로 수입돼 연평균 9300만달러어치씩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됐다.
미국 쪽이 분석한 2조원의 수출 증가액은 지난해 우리나라 농수축산업 국내총생산 27조원의 7.4%에 이르는 규모여서 이로 인한 국내 농업의 피해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의원(민노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피해 규모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의 전망이 전혀 다르다”며 “정부의 경제적 효과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