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진동 사태로 건물 소유주인 프라임그룹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계열사인 프라임저축은행이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터진 탓이다. 이번 사태로 최근 추진중인 서울 강변역 테크노마트 사무동 매각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는데다, 임차 상인들의 피해가 커질 경우 프라임그룹이 감당해야 할 손실도 상당할 전망이다.
프라임그룹은 1988년 부동산 개발업체 프라임산업(현 프라임개발)을 세워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역 일대에 테크노마트와 프라임아파트 단지를 대규모로 개발해 분양에 성공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때 벌어들인 자금으로 98년 이후에는 엔지니어링 업체인 삼안을 시작으로 서은상호신용금고(프라임저축은행), 한컴, 이노츠, 동아건설 등을 인수하며 중견그룹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기 시작하면서 2009년 신도림 테크노마트 사무동, 지난해 한컴 등을 잇달아 매각했다. 동아건설에서는 지난해 직원의 거액 횡령사건이 발생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 건물 흔들림 사태로 당장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테크노마트 사무동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임개발은 지난달 제이알(JR)자산관리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번 사태 여파로 제이알자산관리 쪽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자 모집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라임그룹은 이틀간의 긴급 안전점검 결과 테크노마트의 구조적 안전에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광진구의 6일 발표에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1500여 입점업체가 건물주인 프라임개발과 관리업체인 프라임산업 등에 손실보상을 청구할 경우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입점업체들은 구청의 대피명령에 따라 점포를 비운 이틀 동안 약 6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안전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는 발표를 접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테크노마트는 규모 7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기술을 적용한 철골철근콘크리트조 건물로, 시공 문제로 인한 구조안전상 위험은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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