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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행복은 ‘연봉’순이 아니잖아요

등록 2011-07-06 20:29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인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인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금융·석유화학 연봉 높고 식음료·외식 등은 낮은 편
높은 연봉, 이직에 걸림돌 동종업종끼리 비교 많이해
연봉-만족도 비례하지 않아
ㅊ씨는 2000년 1월 전자계열 대기업에 입사해 경영지원 업무를 맡았다. 외환위기 탓에 취업시장이 얼어붙었을 때라 대기업이라도 연봉은 1800만원 정도에 그쳤다. 경기가 살아난 뒤 연봉은 해마다 300만~500만원씩 올라갔다. 지방 근무가 서서히 불편하게 느껴질 즈음인 2004년 1월, 외국계 컨설팅회사로부터 이직 제의가 들어왔다. 연봉 5000만원에 500만원을 입사 특별보너스로 준다는 조건에다 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맘에 이직했다. 실력을 인정받자 1년 뒤에는 다시 다른 컨설팅회사가 연봉 6500만원과 입사 특별보너스 1000만원을 제시했다. 회사를 다시 옮겼는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해마다 연봉은 아주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고 몇 달간 주말도 없이 새벽 2~3시까지 일하기 일쑤였다. 다시 안정적인 대기업이 그리워졌다. 결국 ㅊ씨는 2010년 5월, 꼭 10년 만에 전자계열 대기업 예전 자리로 돌아갔다. 직함은 과장이고 연봉은 1000만원 가까이 줄어든 6500만원 선이다.

■ 금융·석유화학 업종이 가장 높아 우리나라 취업시장에서 업종별로 평균 연봉은 큰 차이를 보인다. <한겨레>가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의뢰해 주요 업종별 평균 연봉을 분석해보니, 증권·선물·투신이 512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보험·연금과 석유화학·화학·고무가 각각 385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주로 금융과 중화학 분야가 평균 연봉이 높은 업계인 셈이다. 이에 반해 식음료·외식(2633만원), 가사서비스(1905만원)는 대표적으로 연봉이 낮은 업종에 속했다. 성과급 등 연봉 이외의 소득을 고려할 경우, 실제로는 연봉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이번 조사는 인크루트가 연봉 사이트(opensalary.incruit.com)에 자신의 연봉을 등록한 직장인 8만9205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직급별로는 전 업종 대리 직급의 평균 연봉은 남성 3248만원, 여성 3098만원이었고, 남·여 과장 직급의 평균 연봉은 각각 4068만원, 3951만원이었다. 남성 직원의 경우 차장과 부장 직급에 오르면 평균 연봉이 각각 5212만원과 595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장 직급간 연봉차이 2000만원 넘기도 업종간 평균 연봉 차이는 입사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고연봉과 저연봉 업종으로 꼽힌 보험·연금과 식음료·외식 업종을 비교해보면, 입사 후 사원 직급 당시의 평균 연봉 차이는 389만원이었지만, 동일한 과장 직급에 오르더라도 두 업종 간 연봉 차이는 2282만원이나 됐다. 한 식품업체에서 일하는 ㅂ과장은 연봉으로 420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ㅂ과장이 2년 전 식품 업종보다도 평균 연봉이 낮은 학원·학습지 업계에서 대리로 일하던 당시에 받은 연봉은 3600만원 정도였다. ㅂ과장은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연봉에 대해 만족하지는 못한다”며 “최근 은행업계에 신입으로 입사한 대학 후배를 만났는데 나와 연봉이 비슷하더라”며 씁쓸해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업종이라고 해서 불만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보험업계 대리 3년차인 ㅈ씨가 받는 연봉은 5100만원가량이다. 내년이면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연차다. ㅈ대리는 통상 연말 성과급으로 1000만원가량을 추가로 받는 편이다. ㅈ씨는 “동종업계와 연봉을 비교하다 보니 현재 연봉에 만족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연봉 때문에 심각하게 이직을 고려한 것은 입사 1~3년차였을 때고, 지금은 연봉 차이가 최소 2000만원 이상은 나야 이직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봉이 가장 높은 업종에선 되레 연봉 때문에라도 회사를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선물업계 임원인 ㅇ씨는 “인사·총무·관리 쪽 임원이 1억원대 초반이고 영업 쪽 임원의 연봉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연봉이 워낙 높다 보니 다른 업계로 가는 게 불가능해, 연봉이 높다는 게 어찌 보면 독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정은주 기자 garden@hani.co.kr



대기업 재무과장 연봉 ‘일본 >중국 >한국’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일하는 재무담당 과장이 일본 도쿄나 중국 상하이 기업의 직장인보다 훨씬 적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리크루트 컨설팅 업체인 로버트 월터스가 최근 낸 연례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재무담당 과장의 연봉은 평균 4000만~5500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본 도쿄 기업의 경우 900만~1200만엔(약 1억1800만~1억5700만원)으로 연봉이 우리나라와 많게는 3배 차이가 났고 중국 상하이 기업도 30만~60만위안(약 4900만~98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연봉은 더욱 차이가 많았다. 우리나라는 평균 1억3000만~2억원 정도일 것으로 분석됐는데 일본 도쿄는 2500만~4500만엔(약 3억2000만~6억원), 중국 상하이는 140만~220만위안(약 2억3000만~3억6000만원)으로 조사됐다.

다른 직급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재무회계 이사 연봉은 1억~1억5000만원 이상, 재무회계 부장의 연봉은 7000만~9000만원에 이르는데 일본 도쿄나 중국 상하이에 비교하면 절반이나 3분의 2 수준이었다. 중소기업의 경우엔 이보다 적었다. 재무회계 분야 이사는 8000만~1억2000만원을, 재무회계 부장은 5500만~7500만원, 자금담당 매니저는 4000만~6000만원 정도를 연봉으로 받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고용시장은 2009년 침체 상황에 비해 나아지는 추세”라며 “지난해 많은 기업이 경력자를 고용하며 연봉을 기존보다 10~30%씩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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